총선 연기 우려에도 초강수…靑 비서실장, 19일 여야 대표에 협조 당부
테러방지법·북한인권법 처리 촉각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김효진 기자] 새누리당이 선거구획정이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안 처리 시점을 23일 이후로 연기하는 방안을 비중있게 검토하고 있다. 노동개혁 4법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을 감안해 야당을 상대로 초강수를 택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당장 24일부터 시작되는 20대 총선 재외국민선거인명부 작성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23일까지 쟁점법안과 선거구획정을 마무리짓기로 했지만 노동개혁법안 등 일부 쟁점법안 논의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면서 "현재로서는 (날짜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동안 새누리당은 쟁점법안과 공직선거법의 동시 처리를 주장하면서도 선거 차질이 없도록 재외선거인명부 작성일 전까지는 매듭짓는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18일 여야 4+4회동에서 노동개혁4법은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재외국민선거인명부 작성 시점이 불과 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법처리 시점을 미룰 수밖에 없다'는 견해가 나오기 시작했다.
23일 본회의가 열리지 않을 경우 선거인명부 작성은 물론 각당의 총선 일정도 줄줄이 연기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23일 선거구가 획정된다는 점을 전제로 다음달 4일부터 경선에 돌입한다는 일정을 미리 짜둔 상태다. 더불어민주당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안심번호를 요청해 내달 12일부터 경선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 안심번호를 활용한 경선은 불가능하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공직선거법 57조에 따르면 각 정당이 당내 경선을 위해서는 경선 전 23일 전까지 선관위에 안심번호를 요청해야 한다. 이후 후보등록과 선거운동 일정 등을 감안하면 안심번호 경선은 사실상 실시가 어려워진다. 야당은 안심번호 경선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경우 그동안 선거에서 활용한 '국민참여경선'을 진행하는 방안을 실무진 차원에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은 본회의가 연기될 경우 26일에 열 수 있다는 방침이어서, 이날을 4월13일 총선을 치를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다만 23일까지 여야가 협상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19일 대정부질문 직후 본회의를 열어 일부 법안을 처리하고 주말 동안 노동개혁법안 협상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청와대도 야당 설득에 나섰다. 이병기 비서실장과 현기환 정무수석, 현정택 정책조정수석 등은 19일 오전 국회를 방문해 정의화 국회의장과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차례로 만나 쟁점 법안 처리에 협조를 당부했다.
여야는 오늘 중 추가 협상을 벌여 북한인권법과 테러방지법의 합의 처리를 시도한다. 정의화 의장은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결과에 따라 선거구획정기준의 본회의 통과 여부도 결정될 전망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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