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등과 업무협약"
[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농촌지역에서 발생하는 우발적 자살(음독자살) 예방과 체계적 농약 관리를 위해 ‘농약안전보관함’보급사업이 추진된다.
전라남도는 17일 도청 정약용실에서 이낙연 도지사와 유석쟁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상임이사, 신민섭 한국자살예방협회 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농촌지역 ‘농약안전보관함’지원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은 19개 생명보험회사가 사회공헌기금으로 만든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한국자살예방협회가 주관한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농촌지역 농약안전보관함 지원사업 공모’에서 전라남도가 사업 대상에 선정된데 따른 것이다. 보급사업에는 여수, 나주, 광양, 영암 4개 시군 11개 마을 643가구가 참여한다.
협약에 따라 전라남도는 농약안전보관함 설치 농가에 사후관리 및 정신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1억 3천만 원 상당의 농약안전보관함을 제작해 지원하며, 한국자살예방협회는 농약안전보관함 관리 실태 모니터링 및 평가를 한다.
이낙연 도지사는 협약식에서 “우리 사회가 물질적 풍요 속에서 외로움으로 자살이 늘고 있고, 어르신 자살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약안전보관함 보급사업은 중요하고 뜻 깊은 사업”이라며 “설치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후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특히 유관기관, 보건소, 마을 대표 등이 힘을 합쳐 사업이 성과를 내도록 의욕적으로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지사는 또 “내년에는 전 시군이 농약안전보관함 보급사업에 참여해 전남에서는 우리 사회의 가장 처참한 민낯 중 하나인 자살이 없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석쟁 상임이사는 “그동안 보급해온 농약안전보관함은 잠금장치가 돼 있고 열쇠를 각 가정과 마을 대표가 각각 보관해 음주 후 충동적 농약 음독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됐다”며 “특히 농약안전보관함을 설치한 마을에서는 6년 동안 농약 음독자살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전라남도에서 이 사업에 적극 참여해 준 것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전남지역 자살률은 2014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29.4명으로 전국 평균(27.3명)보다 높다. 노인 자살 인구도 52.0명이나 된다.
특히 2014년 총 자살자 556명 가운데 농약 음독이 19.4%로 나타났다. 여기에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5%로 농약 음독 자살에 취약하며, 전남 전체 인구 대비 18.6%를 차지하는 농업 종사 인구도 농약 사용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에 따라 전라남도는 이날 협약을 계기로 3월께 4개 시군 11개 마을 대표단을 대상으로 사업 설명회를 거친 후 마을별로 폐농약병 수거함을 1개소씩 설치하고 각 가정마다 1개씩 농약안전보관함 643개를 배부할 계획이다.
또한 생명사랑을 실천하고 마을 주민 스스로 자살 없는 마을 조성을 위해 자긍심을 갖도록 마을별 협약식과 현판식을 가질 예정이다.
전라남도는 이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음료수병으로 잘못알고 음용하거나, 홧김에 음독하는 사례가 줄고 농촌 환경 보호 및 깨끗한 마을 만들기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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