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한국과 중국은 16일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제7차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열어 북한의 잇따른 도발 대응을 논의했다. 하지만 중국 측은 강한 제재에는 한발짝 물러서는 기존 모습을 보이면서 양국 간 온도차를 확인했다.
특히 양측은 주한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이견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 수석대표인 장예쑤이 외교부 상무부부장은 이날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전략대화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사드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고 중국 측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며 "관련 측이 신중하게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발언 중 '관련 측'은 사드 배치 여부를 위해 공식 협의에 나선 한미를 모두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11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만나 사드 문제에 대해 "중국의 전략적 안전이익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이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힌 데 반대를 표명한 것이다.
이에 임 차관은 기자들과 만나 사드 문제와 관련해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장 부부장은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와 관련해 "우리는 안보리에서 새롭고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찬성한다"며 "이와 동시에 또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 동안 강한 대북제재에 미온적이었던 중국 측의 입장과 큰 차이가 없는 발언으로 읽힌다. 그는 "중국 측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 한반도 평화안정을 수호하는 결심이 확고부동하다"고도 했다.
한편 외교부는 올해 중 편리한 시기에 중국에서 제8차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중 전략대화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12월 처음 열렸다. 그 동안 매년 1회꼴로 개최됐다. 하지만 2013년 6월 김규현 당시 외교부 1차관과 장 상무부부장의 6차 대화 이후 열리지 못하다 이번에 2년 8개월만에 재개됐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