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주한미군사령부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 등에 대비한 긴급 전개태세 연습의 일환으로 미국 본토의 패트리엇(PAC-3) 미사일 부대를 한국에 추가로 배치하기로 했다.
주한미군측은 "미 텍사스주 포트 블리스에 위치한 미 제11 방공포여단, 43방공포연대 1대대 D 포대 병력이 한국에 전개돼 오산공군기지에 위치한 미 제35 방공포여단과 함께 방어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증강 배치되는 'PAC-3'은 북한의 'KN-01'과 'KN-02' 단거리 미사일, 스커드(사정 300~600km), 노동(사정 1000km) 미사일 등을 마하 3.5~5의 속도로 고도 30~40km에서 타격하는 하층방어 요격미사일이다.
이같은 조치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및 이에 따른 개성공단 폐쇄 등으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또 북한의 최근 연쇄 도발에 대한 압박은 물론,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한 억지력확보와 유사시 방어력 강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남북한 유일한 완충지대였던 개성공단 완전 중단 등 북한과의 대화의 문이 모두닫히면서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이나 비무장지대(DMZ)에서 국지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향후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와 한미일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양자제재 등을 통한 대북압박 수위가 강화되면서 긴장은 더욱 팽팽해질 것으로전망된다.
한미가 다음 달 7일부터 4월30일까지 진행하는 키리졸브(KR) 및 독수리연습(FE)을 계기고 긴장이 증폭될 수도 있다. 한미는 이번 연합연습을 최첨단, 최대규모로 실시할 예정이며, 미 해군의 핵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CVN-74) 전단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핵 추진 항공모함인 스테니스함은 지난달 모항인 워싱턴 주 브리머턴의 킷샙 해군기지를 출항해 서태평양(동아시아) 지역에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군 당국은 또 스텔스 전투기인 F-22와 스텔스 폭격기인 B-2 등 미군 전략자산의 추가 한반도 투입을 통한 대북 무력시위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북한의 4차 핵실험 나흘만인 지난달 10일 B-52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으로 출격시켜 무력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번에 패트리엇을 전개한 미 본토의 제11 방공포여단은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이번 배치가 한미가 협의에 착수한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위한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또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계기로 국내 일각에서 불을 지피는 미국의 전술핵 배치나 우리 정부의 핵무장론을 불식하기 위한 미측의 포석이 깔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한미의 주한미군 사드 배치 여부와 관련한 협의 착수와 맞물려 최근 군사훈련을 실시한 중국과 러시아의 움직임도 주시되고 있다.
주한미군의 전력증강과 향후 사드 배치 가능성과 맞물려 향후 북한의 추가 도발, 중국과 러시아의 대응 등 동북아 군비증강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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