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섬의 '개똥철학'
[아시아경제 이상국 기자]삶에는 승천의 날이 있고 추락의 날이 있다. 인간이 더욱 지혜로워야 하는 것은 후자의 경우다. 당황하면 할수록 상황은 나빠지게 되어있고 나쁜 선택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럴 경우엔 7가지 문제를 염두에 두는 게 좋다.
* 급전직하로 추락하는 사람을 위한 7가지 말
첫째는 상황을 과소평가하지 마라. 이럴 때 보통, 상황이 일시적인 것이며 곧 개선될 수 있다고 믿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믿고싶은 욕망이 작동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지금까지의 일의 연장선에서 판단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위기에선 상황들이 나쁜 방향으로 움직이기 쉽다. 조건들이 자신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다. 이럴 경우, 고통스럽더라도 최악의 시나리오를 짜놓고, 거기에 대응해나갈 필요가 있다. 할 수 있는 일은 그 시나리오를 살피면서 충격을 완화하고 문제의 방향을 조금 틀어놓을 수 있는 방식으로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이른 바 최악을 피해 차악을 능동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둘째는 모든 관계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 마음이 급해질수록 무엇인가 붙들고싶은 마음이 커진다. 그럴수록 관계는 성기어지거나 악화되기가 쉽다. 관계를 의지하지는 말되, 대신 자의식을 줄여라. 고개를 숙이고 목소리를 낮춰라. 떨어져나가는 관계들, 악화되는 관계들을 받아들이고 가능하면 긍정적으로 수용하라.
세째는 선택을 신중히 하라. 많은 위기는 시간이 해결해주는 경우가 많다. 위기를 단숨에 뒤엎기 위해 과격한 선택을 하지 마라. 성공할 확률도 없으며 시기도 조건도 좋지 않다. 그것보다는 작고 옅은 희망이나마 축적한다는 기분을 가지는 게 좋다. 오직 최선을 다한다는 기분으로 자기를 움직여나가라. 예전을 생각하며 호쾌해지지 마라. 추락한 자기와 사귄다는 기분을 가져라. 여유와 인내와 성실한 긍정주의가 힘이 된다. 심호흡을 하고 꼿발든 영혼을 가라앉혀라.
네째는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인 자기관리이다. 타인을 비난하는 일이 여의치 않아지면 그때는 격렬하게 자기경멸의 화살이 몰려온다. 삶 전체의 가치를 뒤흔드는 비난이 뒤덮을 때, 그때 자신의 의견의 중심을 관리하라. 그것이 진짜 자신의 모습이 아님을 확신하고, 평상심의 힘을 빌려라. 자기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고 자기의 가치 또한 여전히 유효함을 잊지 말아라. 가치있는 자신이 몰가치의 상태에 떨어져있음을 가만히 위로하면 된다.
다섯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남은 관계들을 아끼고 관리하라. 그것들이 정녕 실한 재산임을 깨닫고 가만히 마음을 내밀어라.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음을 믿어라.
여섯째, 뉘우침도 지혜의 일종이다. 위기의 한복판에는 언제나 자기라는 괴물의 발자국이 있다. 그걸 함부로 지우지 말아라. 그 발자국을 눈을 부릅뜨고 보아두는 게 좋다. 그러나 그 괴물을 제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말아라. 말을 듣지 않는 성가신 것이지만 그대로 달래서 끌고가야 하는 것이 삶이다.
일곱번째, 괴로움을 털어놓으라. 초연한 척 하지 말고, 다 이겨내는 척 하지 말고, 가끔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토로를 하기도 하라. 다만 오버하지만 마라. 문제는 흘러갈 것이므로 이제는 그 문제의 발자국들과 함께 살아갈 준비를 하라. 지금보다는 조금 낮은 삶이지만 더 가치있고 행복한 삶일 수도 있다.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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