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동안 척추·관절 보호하는 건강 상식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설 연휴가 시작됩니다. 연휴 기간 동안에는 일상과 다른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합니다. 여성들의 경우 차례 음식 준비에 바쁩니다. 세배 자세도 잘못 하면 척추, 관절 등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운전할 때의 자세는 100~110도가 적당합니다. 1시간 운전한 뒤에는 스트레칭은 필수입니다. 부엌일은 바닥에서 보다 식탁에서 하는 게 좋습니다. 엎드려 걸레질을 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세배를 할 때는 무릎을 먼저 굽혀 자세 낮춘 뒤에 허리를 구부리는 것이 좋습니다.
긴 연휴가 지나면 빠지지 않고 따라오는 단어가 바로 '명절 후유증'입니다. 고된 가사노동과 장거리 운전으로 설날 이후 명절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는 평소와 달리 오랫동안 한 자세를 취하거나 잘못된 자세로 인해 명절 후에 척추와 관절에 통증이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운전 자세 "시트에 엉덩이·등 밀착, 등받이 각도 100~110도 적당"=설날 연휴는 휴식이 아닌 고행의 시간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루 6~8시간 이상 넘게 운전해서 고향에 갔다가 다음날 바로 돌아오기 때문에 연휴 중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도로 위에서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목과 어깨 주위의 근육은 오랜 시간 스트레스를 받거나 고정된 자세로 있게 되면 만성적 수축 현상을 일으켜 조금씩 굳어집니다.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젖산이라는 노폐물이 쌓입니다. 피로감과 통증이 쉽게 찾아오죠.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어깨, 허리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1시간에 한 번씩은 스트레칭을 해 줘야 합니다.
발꿈치를 서서히 들어 올린 상태에서 2-3초간 정지하기나 허벅지 힘주기, 양손을 맞잡고 앞으로 밀었다 당겼다 반복하기, 어깨 들어올리기 등의 간단한 체조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줄 수 있습니다. 올바른 운전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시트에 엉덩이와 등이 밀착되게 앉고 등받이의 각도는 100~110도 정도가 적당합니다. 핸들과 몸과의 거리는 손으로 3시와 9시 방향으로 핸들을 잡은 후 한쪽 손을 다른 손위에 갖다 놓았을 때도 한쪽 어깨가 등받이에서 떨어지지 않는 정도의 거리가 적당합니다.
◆요리 자세 "바닥보다 식탁, 장시간 한 자세 금물"=매년 명절마다 주부들을 힘듭니다. 장보기부터 음식 준비, 치우기까지 주부들의 명절노동은 중노동에 가깝습니다. 구부정한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 명절음식을 준비하다 보면 척추에 무리가 옵니다. 쪼그려 앉는 자세로 인해 신경이 눌리거나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발이 저립니다.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더 증대시켜 관절염을 악화시키죠.
손목이나 팔꿈치에 무리한 힘이 들어가게 돼 테니스엘보나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50대 폐경기 전후 여성들의 경우에는 호르몬 변화와 체내 칼슘 감소로 인해 조금만 무리해도 관절통이 쉽게 올 수 있는 만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전을 부칠 때는 부침기구 등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의자에 앉아 일을 하는 게 좋습니다. 의자에 앉아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허리를 벽에 기대서 앉거나 한쪽 무릎을 세워주면 조금이라도 허리에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전을 부칠 때는 허리뿐 아니라 팔꿈치에도 신경 써야 합니다. 팔꿈치를 구부린 채 오랜 시간을 있게 되는데 이 때 팔꿈치 바깥쪽에 피로를 느끼고 통증이 생깁니다.
이 같은 증상을 '테니스엘보'라고 하는데 보통은 운동으로 발병하는 질환이라 알려졌는데 가장 많이 나타나는 이들은 가사를 많이 하는 중년 주부들입니다. 테니스엘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깨나 팔꿈치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사가 많은 명절에는 불가능한데 손목보호대나 밴드를 사용해 팔의 움직임을 최소화해 통증을 줄여 줍니다.
설거지를 할 때도 싱크대 앞에 서 있을 때는 몸을 앞으로 구부정하게 숙이거나 옆으로 비딱하게 서 있는 것은 금물입니다. 되도록 몸과 싱크대는 밀착시키도록 합니다. 배를 앞으로 내 밀거나 엉덩이를 뒤로 빼는 자세는 허리의 굴곡을 만들어 무리를 줄 수 있습니다. 옆에서 봤을 때 발목, 허리, 복숭아 뼈가 일직선이 되도록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배 자세 "무릎 먼저 꿇고 자세 낮춘 뒤 허리 구부려야"=차례와 성묘, 오랜만에 만난 친지들에게 큰절을 올리는 것은 설날 때 빼놓을 수 없는 절차이죠. 절하는 자세는 간단한 동작처럼 보여도 전신의 근육과 관절을 모두 이용하기 때문에 횟수가 많아지면 평소 허리나 관절이 약한 사람들은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절을 할 때 대부분 무릎을 꿇기 전 허리부터 구부리는데 이때 상체의 하중을 허리가 버텨야 하기 때문에 허리에 많은 부담을 줍니다. 디스크 증상이 있는 사람이 허리를 굴곡 시키는 절을 반복하면 디스크 돌출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정확한 자세로 절을 하려면 무릎을 꿇으면서 자세를 낮춘 후 허리를 숙여야 합니다. 일어설 때는 역순으로 상체부터 들어 허리를 바로 세우고 무릎을 펴며 일어나야 허리에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여우진 바른세상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설날 연휴를 보내고 나서 허리나 무릎, 어깨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통증이 심해질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동영상으로 보는 명절 바른 자세
=https://youtu.be/gJZWL1a5IKQ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