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과, 카푸치노(Cappuccino), 추로스(Churros)’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바로 ‘시나몬’이다! 중국에서는 한약재로도 많이 사용하는 시나몬이 언제부터인가는 여러 매체를 통해 집먼지 진드기가 시나몬 향을 싫어하고 진드기의 호흡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시나몬을 사용하는 가정도 많아졌다. 식재료로서의 시나몬은 대게 어린 시절에는 좋아하지 않다가 어른이 되면 그 맛과 향을 즐기게 되는 가장 대표적인 재료 중 하나인 것 같다. 사과파이에, 수정과에, 샹그리아에 시나몬이 빠졌다고 상상하면 음식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기가 매우 어려울 만큼 필수적인 식재료가 된 시나몬은 언제부터 어디에서, 어떻게 사용했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시나몬의 사용은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의 폭군으로 유명한 네로 황제는 애첩이 죽자 로마에서 1년 동안 사용할 만큼의 시나몬을 태워 사랑을 표현했다고 한다. 예로부터 시나몬의 좋은 향기가 사랑을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9세기를 전후로 시나몬을 널리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중국에서 실크로드를 타고 인도와 아프리카를 거쳐 로마로 들어가는 교역로를 통해서 들어왔다. 이 통로를 통해 들어온 여러 물품 중 시나몬은 흰 후추, 생강, 카르다몸(Cardamom)과 더불어 가장 값진 것으로 취급되었다. 배로 실어 오는데 드는 비용도 문제였지만 사치품으로 여겨져 관세가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시나몬의 유통은 아랍 상인들이 독점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시나몬의 생산지를 감추기 위해 식인 박쥐 떼를 피해 외딴 습지에서만 채취할 수 있다고 거짓 소문을 퍼트리기도 하였다(사실은 이때 인도네시아 지역에서 채취하였다). 이렇게 들여온 시나몬은 귀족들의 선물로 이용되거나 연회를 위한 식탁에 오르기도 했으며, 때로는 오래전 이집트인들이 해 왔던 대로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서도 사용되었다. 이 외에도 천연 소화제로도 쓰였으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거나 감기를 예방하거나 완화하기 위해 약으로도 이용되었다.
이제는 시나몬이 없는 가정이 잘 없을 정도로 흔하면서도 저렴하게 맛과 향, 그리고 효능을 느낄 수 있게 되었으니 가족들에게 그 옛날 로마의 귀족들처럼 사랑도 표현할 겸, 막바지 추위에 몸도 따뜻하게 녹일 겸 시나몬이 듬뿍 들어간 요리를 해보자.
시나몬 과일조림
재료
건자두 10개, 건살구 8개, 건포도 3술, 설탕 1/4컵, 레드와인 2컵, 시나몬 스틱 1개, 바닐라 아이스크림 2스쿱
만들기
▶ 요리 시간 30분
1. 냄비에 레드 와인과 시나몬 스틱을 넣어 한번 끓인다.
2. 1이 끓으면 건자두, 건살구, 건포도, 설탕을 은근한 불에서 끓인다.
3. 국물이 졸아들면 불을 끄고 완전히 식혀 시원하게 보관했다가 아이스크림을 얹는다.
글=경희대학교 조리·서비스 경영학과 겸임교수 송민경,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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