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동창들을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동성친구들인데도 옛 시절로 돌아간다는 설렘 때문인지 만나는 장소 정하는 것도 꽤나 신중했다. “만나서 뭐 먹을까?”로 시작된 장소정하기는 좀처럼 끝날 줄을 모른다. 한 명 한 명 무엇을 먹고 싶은지 이야기하기로 하고 채팅창을 쳐다보다 웃음이 터져버렸다. 채식을 선호하든, 육식을 선호하든, 분식을 먹자던 친구도, 코스요리로 먹자던 친구도 ‘튀김’에는 불평하는 이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 누군가의 말처럼 튀김은 진리인 것일까?
간식으로 즐기는 튀김에 ‘크로켓’만한 것이 있을까 싶다. 크로켓의 소는 감자나 다진 고기, 채소와 당면을 넣은 잡채, 혹은 김치볶음밥이나 비빔밥처럼 밥 종류 등등 무엇이든 좋다. 원하는 재료를 둥글게 빚어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낸 크로켓을 싫어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오늘은 크로켓의 유래에 대해 알아보고, 간식으로, 야식으로, 한 끼 식사로, 또는 안주로 환영받는 크로켓을 집에 있는 재료로 간단하게 만들어보자.
크로켓(croquette)은 불어로 ‘바삭한’, ‘와작와작 씹다’라는 뜻을 가진 ‘croquer’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쓰는 ‘고로케’라는 말은 크로켓의 일본식 이름인 것이다. 프랑스에서의 크로켓은 화이트소스를 베이스로 하거나 고기와 채소를 넣고 끓인 ‘라구(ragout)’를 둥글게 모양내어 빵가루를 묻혀 튀긴 음식이다. 이것이 메이지시대에 일본으로 전해져 감자를 주 원료로 한 조리법으로 정착하게 되고, 이름에 있어서도 코로츠케, 쿠로켓토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다가 ‘고로케’라는 이름으로 대중화되었다. 이후 우리나라에도 이 이름으로 소개가 된 것이다. 일본을 거친 상태에서 우리나라로 전해지다 보니 우리는 일본식 크로켓을 더욱 흔하게 접하게 되었는데, 으깬 감자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크로켓은 바로 일본식 크로켓이라고 할 수 있다.
1920년대에 들어서며 일본에서는 가정에서도 ‘고로케’를 만들어 먹을 정도로 대중화된 음식이 되었고, 지금도 일본의 정육점에서는 자투리 고기를 다져서 만든 크로켓을 판매하고 있다. 제빵 분야에서는 크로켓을 만들 때 1, 2차 발효를 거친 밀가루 반죽을 겉면으로 하여 다양한 채소와 감자, 카레 등을 속으로 넣어 굽거나 튀겨낸 방법을 소개하고 있으나, 가정에서는 원하는 재료를 둥글게 빚어 밀가루, 달걀, 빵가루를 순서대로 묻혀 튀겨내는 방법으로 크로켓을 즐기고 있으니 선호하는 방식으로 크로켓을 만들어 먹어도 좋겠다.
카레밥 크로켓
재료(2인분)
밥 1공기, 고베카레(레트로트파우치) 3, 완두콩 2, 다진양파 1, 소금약간, 밀가루 1/4컵, 달걀 1개, 빵가루 1컵, 식용유(튀김용)
만들기
▶ 요리 시간 30분
1. 밥은 따뜻하게 데워 소금으로 간을 한다.
2. 밥에 완두콩, 다진 양파를 넣어 섞고 카레를 넣어 섞는다.
(Tip 집에서 끓인 카레를 사용해도 좋다.)
3. 밥을 먹기 좋은 크기로 뭉쳐 밀가루를 입히고 달걀물을 입혀 빵가루에 묻힌다.
4. 180℃의 식용유에서 노릇노릇하게 튀긴다.
글=경희대학교 조리·서비스 경영학과 겸임교수 송민경,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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