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남 아들 지도교수 "甲질 아니다…더민주 문제 많아"

[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신기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로스쿨 압력 의혹'에 반론이 제기됐다. 신 의원이 갑(甲)질을 한게 아니라 갑질의 피해자라는 것이다.

소재선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3일 "사건의 진실은 신기남 더민주 의원이 갑질한 것이 아니라 학교 측이 갑질한 것"이라며 "당무감사원의 결론은 상식적이지 않고, 윤리심판원 징계결과는 제 양심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단 결심을 하게했다"고 말했다.

소 교수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소 교수는 본인에 대해 "신 의원 아들의 지도교수이자, 신 의원과 로스쿨 원장을 면담케 한 장본인"이라고 소개했다.

소 교수는 "이번 사태에 대해 당무감사원에 출석해서 직접 해명하겠다고 했으나 거절당했고, 윤리심판원 출석 신청도 끝내 거절당했다"면서 "그래서 기자회견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 교수는 이번 사건은 '로스쿨 간 경쟁'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소 교수에 따르면, 보통 로스쿨은 학교들이 합격이 어려운 학생을 미리 유급시켜, 응시자 대비 합격률을 높이는 방식을 쓴다. 이를 위해 상당수 로스쿨은 임의 시험에 불과한 모의고사를 치러 (일정 점수 이하는) 유급시키는 편법을 사용해왔는데, 경희대 로스쿨은 사전 공지 없이 모의 시험 이후 커트라인 점수를 51점으로 당초보다 상향 공지했다는 것이다. 이에 많은 학부모가 반발했으나 신 의원은 관심을 보이지 않아 소 교수가 직접 나서 항의에 동참을 권했다고 한다.

소 교수는 "저는 어떻게 보면 원인을 제공한 셈"이라며 "그런 제가 보기에 더민주가 신기남 의원을 조사하는 과정에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사하시는 분들이 신 의원을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 규정하고 혐의를 찾아내기 위해 강압적으로 조사했다"면서 "당무감사원이 발표한 결과를 보고 저는 무청 황당했다. 이후 재심결과와 얼마 전 윤리심판원 징계결과를 보고 제 양심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때문에 소 교수는 조사과정과 당무감사원, 윤리심판원 등 과정 전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민주 지도부에게 모든 행위와 행위자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촉구한다"면서 "불출마 선언을 공개석상에서 종용하는 뉴파티위원회의 행위, 자신의 SNS에 재심신청을 하는 것은 비양심적인 행위이고 국민이 분노할 것이라고 협박하는 윤리심판위원 모두 정상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소 교수는 기자회견에 나선 이유에 대해 "학교에 소속된 교수로서 학교에 피해가 갈 수 있는 내부 사안을 고발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며 "학생들에게 법과 정의를 가르쳐온 선생으로서, 정의가 훼손되고 진실이 왜곡되는 현실을 방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