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홍유라 기자] 이른바 '정윤회 문건' 핵심 당사자 중 한명인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2일 더불어민주당에 전격 입당했다.
조 전 비서관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더민주 입당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조 전 비서관의 영입은 문재인 전 대표의 마지막 인재영입이자, 김상곤 인재영입위원장의 첫 영입이라는 상징성도 가진다.
앞서 조 전 비서관은 박관천 경정(전 청와대 행정관)과 함께 2013년 6월부터 2014년 1월까지 '비선실세'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담은 이른바 정윤회 문건 등 청와대 내부 문건 17건을 박근혜 대통령의 친동생 박지만 EG 회장 측에 건넨 혐의로 기소됐었다. 현재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상태이며 2심이 진행중이다.
조 전 비서관은 입당 인사말에서 "더민주에 입당한다"며 "오늘이 바로 '레테의 강'을 건너는 순간일지도 모르겠다"고 비감한 심정을 밝혔다. 그는 사건 후 부인과 함께 서울 마포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정치권과 거리를 둬왔다.
조 전 비서관은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를 먹고서야 '그래도 정치가 희망이다' '세상의 큰 변화와 발전은 정치를 통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강한 야당만이 강한 여당, 강한 정부, 그리고 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전 비서관은 최근의 더민주에서 '희망'을 보았다고 했다. 그는 "처절한 반성과 혁신을 통해 새로 거듭나고 유능한 경제정당으로 변화하려는 노력을 봤다"면서 "새로운 사람의 마음을 얻고자 부끄럽고 아픈 곳도 드러내며 '새로 태어날 수 있게 도와달라'고 거듭 부탁하는 과정에서 진정성을 봤다"고 말했다.
조 전 비서관은 이어 "유일한 대안세력, 제1야당인 더민주에 제가 살아온 일생을 모두 맡기기로 했다"면서 "더민주의 혁신과 신뢰회복을 위한 노력에 힘을 보태고 성공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조 전 비서관은 이번 입당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설득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는 입당 기자회견문을 통해 "새로운 사람의 마음을 얻고자 부끄럽고 아픈 곳도 드러내며 '새로 태어날 수 있게 도와달라'고 거듭 부탁하는 과정에서 진정성을 보았다"고 언급했다. 조 전 비서관은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 과정에서 영입 설득에 나선 사람에 대해 "문 전 대표가 했다"며 "여러 차례 만났었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조 전 비서관에 영입에 대해 "야당에 생경한 공안파트 뿐만 아니라 정보 및 인사검증 분야에서 오랜 기간 일해 온 법조인"이라면서 "다른 목소리를 내온 사람과도 함께 토론하고 혁신할 수 있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의미부여했다. 조 전 비서관은 지역구 등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과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상곤 더민주 인재영입위원장은 조 전 비서관에 대해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려 노력하고 불의에 맞서는 용기를 함께 가졌던 분"이라고 추켜세웠다. 김 위원장은 이어 "현 정권은 이런 공직기강 수립 의욕과 불의에 맞선 용기를 가진 사람을 배신자로 폄훼하면서 비난하고 공격했다"며 "여기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이겨내는 용기를 우리 당에서 먼저 살폈다"고 소개했다.
조 전 비서관은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해군법무관을 거친 후 1992년 검사에 임용됐다. 이어 대구지검 공안부장, 수원지검 공안부장 등을 거쳤고 법무부장관 정책보좌관, 국정원장 특별보좌관 등을 역임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