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올림픽축구대표팀이 3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금의환향은 아니었지만 박수도 있고 환호도 있었다. 하지만 대표팀 선수들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공항에서는 조촐한 환영행사가 있었다. 선수들은 공항 도착 게이트 바로 앞 한 켠에 마련된 무대에서 대회에 참가했던 소감과 인사를 전하고 올림픽 본선 무대를 기약하면서 해산했다. 이를 지켜 본 팬들은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단 전체의 얼굴에 웃음이 없었다. 결승전에서 일본에게 진 아쉬움과 대회 중 만족스럽지 못했던 경기력이 계속해서 마음에 남은 듯 보였다.
신태용 감독(46)과 대표팀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뤘지만 뒷맛이 개운하지 않았다.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졌다. 2-0으로 이기고 있다가 후반전 중 14분 안에 세 골을 내줘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패배의 충격이 컸던 탓인지 돌아와서 선수단은 한일전을 곱씹었다. 인터뷰를 한 감독, 선수들마다 "죄송하다"는 말과 "본선에서는 꼭 이기겠다"는 말이 연이어 나왔다.
신태용 감독은 "우리가 한일전을 놓쳤지만 경기가 끝나고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선수들이 잘 느꼈다"면서 "밤새 응원해 주신 우리 팬분들께 죄송하다. 한 번만 더 믿어주시면 리우에 가서는 좋은 성적 내겠다"고 했다.
이어 "한일전에 대한 핑계라면 이창민(22·전남)의 플레이 상황에서 우리 선수들 모두가 파울을 생각했다. 우리의 착오, 실수였다. 주심이 파울을 불어줬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우리가 충분히 3점차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잘 안 됐던 것 같다"고 했다.
선수들도 한일전의 아쉬움이 오래 남았다고 했다. 박용우(23·서울)는 "결승전에서 많이 아쉬운 경기를 해서 아쉬움이 더 크다. 이기고 있다가 졌다. 한일전이라서 더욱 그렇고 이번을 경험 삼아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진성욱(23·인천)도 같은 이야기를 털어놨다. 진성욱은 한일전에 최전방 공격수로 나와 권창훈(22·수원)의 선제골을 간접 도운 뒤 후반 2분에 추가골을 넣었다. 진성욱은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오는 내내 잠이 안 오더라. 선발 명단에 내 이름이 있을 때는 놀라지 않고 잘해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임했는데 너무 아쉬웠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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