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2016년 1월은 뉴욕증시에 2009년 1월 이후 최악의 1월이 됐다. 하지만 1월 마무리는 나쁘지 않았다. 뉴욕 증시는 2주 연속 상승으로 1월을 마쳤고 안전자산의 기세는 수그러드는 흐름을 보였다. 유가는 증시와 함께 2주 연속 큰폭 상승했고 2주 연속 오르던 달러 지수는 지난주 주춤했다.
다만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어서 상승 흐름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경기 불안감이 커지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다시 부양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지난주 주가 상승의 배경이 됐다. 역으로 그만큼 경기 여건은 좋지 않다는 해석도 가능한 셈이다.
다우와 S&P500 지수는 지난주 각각 2.32%, 1.75% 올랐다. 나스닥 지수는 0.50% 상승했고 중소형 지수인 러셀2000 지수도 1.44% 올랐다. 하지만 1월 전체로 따지면 다우는 5.50%, S&P500 지수는 5.07% 하락했다.
유가 역시 마찬가지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지난주 4.44% 상승해 직전 주 9.42% 폭등 기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1월 전체로는 9.23% 급락을 기록했다.
◆피셔 Fed 부의장 어떤말 할까= 지난해 연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미국 중앙은행) 때문에 '긴축 불안감'으로 기울었던 시장 분위기는 다시 '부양 기대감'으로 돌아섰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후 중국 경기 불안이 크게 높아지면서 시장이 크게 흔들렸고 이에 중앙은행들이 다시 부양 기조로 돌아선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먼저 3월 추가 부양 가능성을 내비쳤고 일본은행(BOJ·일본 중앙은행)은 지난주 예상 밖의 사상 첫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도입했다. 이 와중에 긴축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던 Fed는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에서 지난해 말부터 경제활동이 둔화됐고 기대 인플레이션도 추가적으로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세계 경제상황을 면밀히 살피겠다고도 했다. 당장 3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물 건너갔다는 월가의 진단이 나왔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 행보를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는만큼 Fed 인사들의 발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주에는 스탠리 피셔 Fed 부의장은 뉴욕에서 1일 경제에 대해 연설한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일 캔자스시티에서 미국 경기 전망과 통화정책을 주제로 연설하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4일 경제와 통화정책에 대해 연설한다.
연일 대규모 유동성을 쏟아내고 있는 중국 인민은행의 행보도 주목거리다. 춘제 연휴도 임박한만큼 인민은행은 대규모 유동성 공급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BOJ가 지난주 기습적인 추가 부양 조치로 엔화 가치를 크게 떨어뜨린 상황이어서 인민은행도 깜짝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알파벳 시총 1위 등극하나= 지난주 애플에 이어 이번주에는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이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애플은 지난주 4.02% 급락하면서 뉴욕증시 상승탄력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됐다.
반면 알파벳에 대해서는 월가의 기대감이 큰 분위기다.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이번주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알파벳이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오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과 달리 구글은 지난주 2.44% 올라 애플과의 시가총액을 한껏 좁혔다. 현재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5110억달러,애플의 시가총액은 5397억달러다. 알파벳이 5.62% 더 오르면 애플을 따라잡을 수 있는 상황이다.
팩트셋 리서치 설문에서 애널리스트들은 구글이 지난해 4분기 주당 순이익이 8.09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의 6.88달러에서 크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도 145억달러에서 169억달러로 늘 것으로 예상했다.
구글은 내달 1일 뉴욕증시 마감후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구글 외에도 다음주에는 S&P500 지수 기업 중 약 100개 기업이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엑슨모빌, 화이자, 유나이티드 파셀 서비스(UPS), 다우 케미컬, 야후(이상 2일) 제너럴 모터스(GMㆍ3일) 코노코필립스, 뉴욕타임스, 뉴스코프(이상 4일)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BP, 루이비통 모엣 헤네시, UBS, 닌텐도(이상 2일) 로열 더치 셸, 크레디트스위스(이상 4일) BNP파리바, 도요타 자동차(이상 5일) 등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기 대비 0.7%(연율 환산)에 그치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도 커진 상황이다. 하지만 월가는 올해 1분기 GDP 증가율이 2%를 넘으면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주에는 지난해 12월 개인소득과 개인소비, 12월 건설지출, 1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이상 1일) 1월 자동차 판매(2일) 1월 ISM 서비스업 지수(3일) 지난해 12월 공장주문(4일)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 12월 무역수지, 12월 소비자 신용(이상 5일) 등의 지표가 공개된다.
혹한의 영향으로 1월 일자리 증가 개수는 지난해 12월과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일자리가 29만2000개나 크게 늘었던 탓에 1월 일자리가 다소 줄어도 고용시장은 여전히 양호한 흐름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는 1월에 20만개 증가를 예상했다.
◆中 제조업 PMI 하락 예상= 중국의 1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가 1일 공개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제조업 PMI와 차이신 제조업 PMI가 약간의 시차를 두고 이날 공개되는데 각각 49.6, 48.1을 기록할 것으로 블룸버그는 예상했다. 모두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3일 도쿄에서 연설한다. BOJ가 지난주 전격적인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도입한 상황이어서 구로다 총재의 발언에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1일 유럽의회에 출석해 ECB 연례 보고서에 대해 증언한다. 드라기 총재는 4일 분데스방크에서도 연설한다.
마크 카니 영국중앙은행(BOE) 총재도 4일 BOE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후 연설을 할 예정이다. BOE도 지난주 Fed와 마찬가지로 외부 경제환경을 면밀히 살필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BOE의 경제성장률, 물가 예상치가 포함된 분기 인플레이션 보고서도 공개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4일 메릴랜드 대학 공공정책스쿨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