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기재차관 "소비 안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미시대책 추진"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정부가 올해 1분기 소비 절벽(정부 경기 부양 효과가 사라지면서 소비가 급감하는 현상)을 막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28일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 소비도 썩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는 조치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이날 경기도 화성시 소재 청년인턴제 우수기업인 한국오바라를 찾아 청년고용 간담회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소비 보완 조치와 관련, 최 차관은 "미시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부는 추석 전후 한 달간 백화점, 마트, 시장 등 3000개 업체가 참여하는 '코리아 그랜드 세일'을 마련해 소비 활성화에 나섰다. 이어 자동차·대형가전제품 개별소비세를 인하하는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했다. 정부는 올해 들어서도 설을 앞두고 농ㆍ수협 직판장, 전통시장, 홈쇼핑, 온라인몰 등 2500여개 업체가 참여하는 '설맞이 그랜드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소비 절벽 우려는 현실화할 조짐이다. 지난해 9∼10월 증가했던 대형마트 매출은 11월 이후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백화점 매출 증가세도 11월 크게 둔화한 데 이어 결국 12월에 전년 동기 대비 3.8% 떨어졌다. 신용카드 사용액 또한 하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올해 상황은 중국발 경기 둔화 우려와 금융시장 충격 등으로 더 심각하다.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2016년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으로 지난해 12월보다 2포인트 떨어지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 직후인 지난해 7월(100) 이후 6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선(2003∼2015년 장기평균치)인 100을 웃돌면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가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뜻하는데, 통상적으로 심한 경기 부진이 아니면 100 이하로 잘 떨어지지 않는다.
앞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후보자 신분이던 지난 1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올 1분기에 내수가 소비 절벽 수준으론 나타나지(침체되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황이 이처럼 낙관할 순 없는 분위기로 흐르자 정부가 대응책을 강구하고 나선 것이다.
유 부총리는 이날 오후 있을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소비 보완 조치 내용을 언급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기존 명절 민생 대책이 내수 촉진과 달라진 소비 패턴 대응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판단, 오는 추석부터는 문화와 관광 분야에까지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화성(경기)=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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