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국내에서 일부 사업자들이 유사 디지털통화(가상화폐)를 등록도 하지 않은 채 고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과대홍보하는 일이 잇따라 벌어져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이 발표한 '분산원장 기술과 디지털통화의 현황 및 시사점' 지급결제 조사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행, 유통 중인 다수의 유사 디지털통화가 등록, 인가 없이 영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국내 유사 디지털통화가 사실상 상품권이나 선불전자지급수단에 해당되지만 '전자금융거래법'에서 요구하는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전자금융업자 등록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발행업체들이 유사 디지털통화로 고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과대 홍보하는 문제도 나왔다. 유사 디지털통화가 마치 가격 급등이 예상되는 투자자산이거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 중인 것으로 홍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소비자들에게 투자상품인 것처럼 속여 유사 디지털화폐를 이용한 범죄도 발생했다. 국내에서 지난해 9월 퍼펙트코인을 발행해 57억여원을 편취한 사업자가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투자자들의 주의를 요구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3월에도 유토큰(uToken)을 발행한 사업자가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형사 처벌을 받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국내 유사 디지털통화의 가격 상승이 불가능하다. 한은 금융결제국 관계자는 "국내 유사디지털 통화는 실제 발행업체가 임의로 발행량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발행량이 결정돼 있는 비트코인 유형의 분산형 디지털통화와는 달리 가격이 오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국내 유사디지털통화 발행업체들이 발행규모나 소재지 등 기본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과장 또는 허위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도 많아 투명성이 떨어지기도 했다. 또 불법 다단계 형태로 영업을 해 디지털통화를 판매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는 사항들이 포함돼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유사 디지털통화를 이용해 불법 자금을 모집하는 유사수신 행위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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