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소비자심리지수가 두 달 연속 하락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직후인 7월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 중국 경기둔화와 유가 하락이 국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거라는 우려가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으로 전월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던 6월 다섯달 연속 상승하던 지수가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잇따라 떨어진 것이다. 6월 7포인트 떨어진 98을 기록한 이후 메르스 직후인 7월에는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으로 소폭 오른 바 있다.
주성제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 과장은 "최근 중국 경기 둔화와 유가 하락이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이 우리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비자의 경기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지수들은 모두 하락했다. 현재 경기 흐름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현재경기판단CSI는 68로 전월대비 7포인트 떨어져 지난해 7월(6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81까지 상승했던 현재경기판단CSI는 이후 꾸준히 하락했다.
미래 경기에 대한 전망은 더욱 어둡게 보고 있었다. 향후경기전망CSI와 취업기회전망CSI는 78과 77로 전월 대비 각각 6, 7포인트 하락했다. 두 지수 모두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던 6월 79로 당시보다 더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지수도 대부분 하락했다. 1월 현재생활형편C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떨어진 90이었으며 생활형편전망CSI도 2포인트 하락한 96을 기록했다. 가계수입전망CSI도 101에서 100으로 떨어졌다. 소비지출전망CSI는 107로 전월과 동일했다.
현재가계저축CSI는 88로 전월과 동일했으나 가계저축전망CSI는 93으로 전월에 비해 1포인트 감소했다. 현재가계부채CSI도 104로 전월에 비해 1포인트 감소한 반면 가계부채전망CSI는 100으로 전월과 동일한 수치였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전망을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5%로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째 동일한 수치를 유지했다.
앞으로 1년간 소비자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공공요금(66.0%), 집세(45.2%), 공업제품(28.0%) 순으로 나왔다. 이번 조사는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전국 도시 22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응답가구는 2075가구였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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