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 동부를 강타한 폭설이 24일(현지시간) 잠잠해져 뉴욕시의 여행금지령이 해제됐다. 이번 폭설로 최소 2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최대 7억달러(약 8500억원) 규모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24일 오전 7시를 기해 전날 발령했던 여행금지명령을 해제했다. 전날 쿠오모 주지사는 강풍까지 동반한 폭설 때문에 뉴욕시내 도로와 롱아일랜드의 익스프레스웨이, 노던스테이트파크웨이, 뉴저지 주와 맨해튼을 연결하는 터널 및 다리의 운행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는 운전자를 체포하도록 강경 조치했다. 비상사태 기간 동안 시내버스 운행도 전면 중단됐다.
눈이 멈추자 뉴욕주는 기차와 지하철 시스템 운행 재개를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쿠오모 주지사는 "버스와 지하철, 그리고 지역 철도 서비스를 일요일까지는 복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항공사들은 뉴욕지역 공항에서 제한된 운항이라도 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고 정전 가구에 대한 전기도 다시 공급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폭설로 최소 2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전날까지 버지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등 동남부 지역 6개 주에서 교통사고로 13명이 숨졌고, 버지니아 주에서는 저체온증 사망자 2명이 보고됐다. 뉴욕 주에서는 3명이, 메릴랜드 주에서는 1명이 제설작업 도중 발생한 심장마비나 안전사고로 사망했다.
기상정보제공업체 아큐웨더의 집계에서 뉴욕 시 센트럴파크의 적설량은 68.1㎝로 잠정 발표됐다. 이는 1869년 이후 두 번째 많은 적설량이자 사상 최고였던 2006년 2월보다 불과 0.25㎝ 적었다. 워싱턴D.C. 인근에서는 덜레스 국제공항의 적설량이 74.4㎝였다. 이는 2010년 2월 기록된 82.3㎝ 이후 집계 이래 2번째로 많았다.
기상전문매체 웨더채널은 이번 폭설 때 가장 눈이 많이 온 곳을 웨스트버지니아주 글랜개리로 지목했다. 이 지역의 적설량은 101.6㎝였다. AP는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하퍼스 페리와 멀지 않은 지역에도 101.6㎝의 적설량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의 경영정보 제공업체 프래내널리틱스는 소매업체나 자영업자들의 휴업과 그에 따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지급 중단, 폭설 피해 지역에서의 제설작업 비용 등을 고려해 이번 폭설로 인한 직접적인 재산피해는 3억5000만∼7억달러라고 추산했다.
뉴저지 주와 메릴랜드 주의 일부 해안 지역에서는 폭설이 아닌 홍수 피해를 봤다. 전날 홍수피해 지역의 낮기온이 영하가 아닌 10∼15℃에 이른데다가 강풍으로 바닷물이 해안 쪽으로 밀려왔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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