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여성가족부 장관 강은희입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대한민국의 여성·청소년·가족정책을 총괄하는
여성가족부 장관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습니다. 이제 박근혜 정부 4년차입니다. 농사에 비유하면 많은 분들이 그동안 고생하여 씨 뿌리고 키워놓은 곡식을 알차게 여물게 해 국민들께 돌려드려야 할 책임이 주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온 힘을 다해 제게 주어진 막중한 소임에 최선을 다할 것을 국민 여러분 앞에 약속드립니다.
존경하는 여성가족부 여러분,
대한민국 첫 여성대통령 시대 여성가족부는 일·가정양립을 통해 여성경제활동을 확대하고, 우리나라의 경제력과 위상에 걸맞은 실질적인 양성평등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청소년들의 꿈과 끼를 키워주기 위한 안전하고 다양한 체험활동 여건을 조성하고,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또한 4대악 가운데 성폭력·가정폭력 근절의 핵심부처로서 여성과 아동이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동안 각 정책영역에서 법적·제도적 실행기반을 정립하고 의미 있는 성과도 거뒀습니다. 여러분들의 노고가 얼마나 컸는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국민행복’을 위한 길 위에서 우리 여성가족부는 다시 한 번 신발끈을 동여매고 국민들 앞에 몸을 낮춰 온 힘을 다하는 ‘국궁진력(鞠躬盡力)’해야 합니다. 섬세하고 꼼꼼하게 기존 정책과 제도를 점검해 부족한 부분은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보다 전문성 있게 세부적인 정책들을 강화해 여성가족부의 깊이를 더하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효과를 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다음과 같은 사항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첫째, 우리사회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인 ‘일·가정 양립’이 국민 삶의 현장에서 확고히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갑시다. 일·가정 양립은 대한민국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저출산 문제와 여성경력단절 문제를 함께 풀어갈 핵심 열쇠입니다. 일·결혼·출산·육아가 선택의 문제가 아닌, 누구에게나 보편적인 상황이 될 수 있는 사회시스템이 구축돼야 할 것입니다. 지역사회와 중소기업 등에 가족친화경영을 더욱 확산시키고, 여성들의 모성은 보호하고 남성들의 부성은 일깨워 여성과 남성이 함께하는 육아문화를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일·가정양립을 기반으로 경력단절여성들이 일터로 돌아와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습니다. 경력단절여성과 청년여성들이 창의적인 창업아이템을 발굴하고, 새로운 분야·양질의 일자리에 폭넓게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겠습니다.
둘째, 모든 청소년들이 사회의 따뜻한 관심과 보호 울타리 안에서 건강하고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합니다. 최근 인천의 예림 양 사건이 보여주듯 우리 아이들을 빠짐없이 보호하기 위해서는 장기결석 등 문제소지가 보일 때부터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위기청소년들을 위해 구축된 지원체계와 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하고, 사전 예방과 조기발견을 위해 학교·경찰·지자체·청소년 관련 시설 등의 연계를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올해부터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됩니다. 이제 청소년체험활동을 담당하는 여성가족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전국의 청소년수련시설이 자유학기제와 진로체험지원센터로 잘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자원봉사와 동아리, 국제교류 등 국내외 체험활동도 활성화 시켜야겠습니다. 특히 청소년활동기회에서 도농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성폭력·가정폭력으로부터 여성과 아동을 보호하는 데 더욱 힘써야 합니다. 폭력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전예방과 범죄자 엄벌, 그리고 피해자 지원이라는 세 가지가 빠짐없이 단단한 고리로 연결돼야 합니다. 특히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들은 다른 폭력피해자들보다 더욱 취약한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장애인, 이주여성, 남성 등을 포함해 대상자별로 더욱 세심하게 맞춤형 지원을 펼쳐야겠습니다. 모든 피해자들이 몸과 마음의 상처를 조기에 치유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넷째, 건강한 가족가치를 복원하고, 한부모·조손가족 등 취약가족을 위한 지원을 강화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모든 가족이 정서적·경제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아동학대와 청소년문제를 비롯해 각종 사회문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누구에게나 몸과 마음의 편안한 안식처가 되어야 할 가족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부모교육, 부부교육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찾아가는 상담과 같은 서비스를 통해 가족관계 회복을 지원하고, 다양한 가족을 포괄하는 통합적 가족서비스 전달체계를 구축해 정책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일본군 ‘위안부’피해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할머님들의 생활안정지원을 확대하는 데에도 성의를 다해야 할 것입니다. ‘위안부’문제와 관련해 역사적 사실을 기록하고 기념하는 일, 그리고 자라나는 미래세대가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역사교육을 계속하는 일 모두 중요한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여성가족부 여러분,
제가 그동안 가까이서 지켜본 여성가족부는 ‘외유내강(外柔內剛)’의 부처입니다. 밖으로는 우리사회가 지향하는 커다란 가치인‘여성·가족·청소년의 행복’을 위해 따뜻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편 안으로는 부처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고 필요한 국민들께 빠짐없이 정책혜택을 전달하기 위해 부처의 경계, 민관의 경계를 허물며 강력한 정책추진력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전력질주하는 마음으로 온 힘을 다해 낮은 자세로 국민을 위해 항상 봉사해 주십시오.
저는 부족합니다만 여러분과 함께라면,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이 모든 일들을 반드시 이루어 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동안 교사와 IT기업인, 국회의원을 거치면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 목소리에 가장 먼저 귀 기울이겠습니다. 타부처와 국회, 민간단체 등의 협력을 구하고 지지를 얻어 함께하며 ‘남녀 모두가 조화롭게 발전하고 행복을 실현하는 사회’를 향해 더욱 힘차게 나아가겠습니다. 저와 함께 국민 삶 속으로 더욱 깊숙이 들어가, 행복의 씨앗을 꽃 피우기 위해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일들을 모두 이루기 위해선 여성가족부 전 직원들이 행복하셔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업무를 통해 공정하게 평가받고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다시 한 번 여성가족부과 함께하게 되어 무한한 영광이며 기쁨이란 말씀 드립니다. 아울러 국민 여러분의 큰 관심과 성원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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