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해결 어려워…당분간 수도권 전세가율 추가 상승 불가피"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14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민의 주거 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그런데 문제는 전세가율 고공행진이 당분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올해 주택시장에서도 전세난은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2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주택 전세가율은 66.4%로 전월(66.2%)에 비해 0.2%포인트 상승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74%, 연립주택이 65.3%로 한 달 전보다 상승했고 단독주택(43%)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67.7%로 전국 평균을 웃돌아 전셋값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전셋값 상승 지역을 보면 서울 강남(0.39%)ㆍ영등포(0.72%)ㆍ양천구(0.68%)가 전세 물량 부족과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2개월 연속 상승했고, 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노원(0.6%)ㆍ동대문구(0.55%)도 큰 폭으로 올랐다. 수도권 외 지역의 전세가율은 62.7%였다.
전세가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매매가 상승률보다 전셋값 상승률이 더 컸다는 의미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 주택 시장이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매매가보다 전셋값 상승률이 높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전국 주택 전세가격(0.26%)은 겨울 비수기와 매매가 상승폭 둔화 등의 영향으로 폭이 전달 대비 0.24%포인트 줄었다. 하지만 매매가는(0.18%)은 정부의 가계 대출 심사 강화 예고와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관망세를 보이며 상승폭이 0.25%포인트 줄었다. 매매가 상승폭 감소가 더 컸다. 또 지난해 전체적으론 아파트 매매가격은 5.1% 상승했지만 전셋값 상승률은 은 이보다 1%포인트 높은 6.1%였다.
특히 아파트 전세가율은 1998년 12월 조사 이래 17년 만의 최고치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친 2009년 1월 38.2%로 떨어진 뒤 이후 83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반면 5개 광역시의 전세가율은 지난해 4월 73.3%를 기록한 뒤 작년 9월엔 72.6%로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 영향에 서울ㆍ수도권의 전세난과 지방 아파트값 강세로 지난해 처음으로 서울ㆍ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가율이 지방을 앞지르기도 했다.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74.7%로 5대 광역시의 72.8%, 기타 지방의 73.7%에 비해 1%포인트 이상 높았다.
지금까지 역대 아파트 전세가율은 상대적으로 매매가는 낮고 전세가는 강세를 보인 지방이 서울ㆍ수도권에 비해 높았다. 하지만 지난 9월 이후 이 현상이 역전된 것이다.
함 센터장은 "올해는 지방보다 수도권 위주로 전세가율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방은 입주량 증가에 따른 전세난 완화가 기대되지만 수도권은 전셋값 상승압박을 낮출만큼 입주량이 충분치 않고 재건축 이주수요와 이주 멸실로 인한 가격 불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셋값 상승률이 줄면 전세가율 낮아질 수 있지만 매매가도 둔화하고 있어 가능성이 적다"며 "집값이 안 오르면 집주인이 전세보다 월세를 더 선호하게 돼 전세매물 부족이 더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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