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팬더2' 대박낸 한국계 할리우드 감독
3편도 연출…이달 말 중국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와 맞대결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여인영(44ㆍ미국명 제니퍼 여 넬슨) 감독의 이름 앞에는 두 가지 수식어가 붙는다. '드림웍스의 첫 아시아인 감독'과 '첫 여성 감독'이다. 그가 2011년 연출한 '쿵푸팬더2'는 전 세계 스크린에서 6억6569만2281달러(약 7989억원)를 벌었다. 당연히 다시 메가폰을 잡았고, 28일 국내에 '쿵푸팬더3'를 선보인다.
이 영화는 북미스크린을 장악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기록 행진을 저지할 복병이다. 지난달 18일 개봉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8일까지 흥행수익 7억6440만8684달러(약 9174억원)를 남겼다. 2009년 제임스 캐머런(62) 감독의 '아바타'가 세운 역대 북미영화 흥행 기록 7억6050만7625달러(약 9128억원)를 뛰어넘었다. 전 세계 흥행수익은 15억7660만달러(약 1조8922억원)로 '쥬라기월드(2015년ㆍ16억6900만달러)'에 이어 역대 4위다. 중국에서는 9일 개봉한다.
'스타워즈'의 중국 내 흥행에 가장 큰 위협요소는 29일 개봉하는 '쿵푸팬더3'다. '쿵푸팬더2'는 2011년 중국 박스오피스에서 2위(6억1198만위안)를 했다. 여 감독이 스토리 책임자로 참여한 '쿵푸팬더(2008년ㆍ1억5150위안)'의 인기를 뛰어넘어 중국 내 애니메이션 역대 흥행 2위에 올랐다. 개봉 당시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자국의 상징인 판다가 돈벌이에 이용된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으면서 보이콧 바람까지 일었다. 하지만 타 문화의 뿌리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와 재미를 결합했다는 평가가 속속 나오면서 관객 동원에 성공했다.
여 감독은 4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재미동포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2003년 드림웍스에 입사했다. 그는 첫 연출작 '쿵푸팬더2'에서 캐릭터들의 성격을 강하게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 스케일을 확대하고 그에 적합한 대결구도를 만들면서 이미 관객이 대략적인 성격을 알고 있는 주인공 포의 감정을 깊이 있게 조명했다. 한편으로는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현지를 답사했다. 여 감독은 "판다가 살고 있는 곳에 가서 분위기가 어떤지 살폈고 흙과 나무, 공기 등가 어떤지 느꼈다. 중국의 옛 도시를 걸으며 성벽의 재질이나 건물 촉감을 구성해 애니메이션에 반영했다"고 했다. 이어 "중국의 과거를 배경으로 하기에 되도록 동시대의 농담이나 문화적 요소는 자제하려고 했다"고 했다.
이번 작품에 임하는 태도 또한 다르지 않았다. 비슷한 사전작업을 거치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그는 "포가 쿵푸의 제자가 아닌 스승으로 새롭게 변모하는 과정을 그렸다"며 "모든 사람이 특별해지기를 원하고 그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된다. 포의 부족하면서도 열정적인 모습이 많은 관객에게 감동과 공감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 감독은 "포가 진짜 가족을 만나고, 판다마을로 특별한 여정을 이어간다는 것 또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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