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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지만 강하다" 여성 騎手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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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68㎝·몸무게 49㎏ 이하만 지원 가능
이금주 기수, 출산 후 단백질 위주 식단 조절로 20㎏ 줄여
김혜선 기수 "볼링 등 다른 스포츠로 감량"
유미라 기수 "급할 땐 찜질방에 오래 있기도"

"가볍지만 강하다" 여성 騎手의 세계 렛츠런파크 서울 경마 여기수[사진=한국마사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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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가볍고 강해야 산다."

경마장을 달리는 여성 기수(騎手)의 세계는 체중과의 전쟁이다. 날렵하면서도 건강한 여성미를 갖춰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왜소한 체구로 자신의 몸무게보다 열 배 이상 무거운 경주마(평균 450~550㎏)를 자유롭게 조정하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하는 서너 경기를 위해 1년 내내 꾸준한 몸 관리가 필요하다. 대세로 자리 잡은 건강한 아름다움이 필요한 분야다.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경쟁하는 기수 예순일곱 명 중 여자 기수는 여섯 명. 경기도 과천 경마공원 말박물관에서 지난달 5일부터 시작한 사진전에 등장하는 여자 기수들의 몸매는 피트니스 선수 못지않은 건강미가 넘친다. 전시회 주제는 '말 위의 아테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지혜의 여신 '아테나'처럼 당당한 여신의 이미지를 발산했다.

한국경마기수협회 부회장인 이금주 기수(40)는 "근육이 붙은 균형 잡힌 몸매가 남성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여성 기수라는 분야도 건강한 여성미를 지향하는 분위기에 가장 부합한다"고 했다. 경마는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경주로에서 기량을 겨뤄 승부를 가린다. 내달리려는 말의 예민함을 통제하면서 호흡을 맞춰야 한다. 기수가 되기 위한 조건도 까다롭다. 키 168㎝, 몸무게 49㎏ 이하만 지원할 수 있다.


이금주 기수는 공개 선발을 통해 2001년 경마에 입문한 여성 기수 1세대다. 현재 몸무게는 43㎏이지만 2008년 출산으로 63㎏까지 체중이 불었다. 그는 감량을 위해 닭 가슴살과 샐러드 위주로 하루 두 끼만 먹고 유산소 운동을 하며 20㎏을 뺐다. 근육이 붙으면 몸무게가 더 늘어 한동안은 웨이트 트레이닝도 멀리했다고 한다. 그는 최근까지도 경마에 필요한 하체와 팔, 복부 근육을 단련하면서 승마를 통해 자세를 바로잡고 균형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가볍지만 강하다" 여성 騎手의 세계 왼쪽부터 시계방향)김혜선 기수-이금주 기수-유미라 기수[사진=한국마사회 제공]


경주마는 1~6군까지 등급이 있다. 가장 낮은 6군에서 입문한 말이 경기에서 성적을 낼 경우 상위단계로 승군한다. 잘 달리고 승률이 높을수록 말의 안장이나 안장모포 등에 납을 넣어 중량을 더한다. 이를 부담중량이라고 한다. 말의 부담증량이 늘수록 기수들은 그 무게에 맞게 체중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몸매 관리가 필수적이다. 성적이 좋은 말을 탈수록 감량을 자주해야 한다.


김혜선 기수(28)가 대표적이다. 그는 2009년 데뷔한 뒤 2353경기에 나가 우승을 171회 했다. 여성기수 최초로 개인통산 100승을 넘어 200승 달성에 도전한다. 최근 1년 성적에서도 567경기에서 47승을 거둬 전체 기수 중 8위를 달린다. 그는 체중 감량을 위해 배드민턴과 볼링, 산책 등 다른 스포츠를 즐긴다. 그는 "경주를 한 번 하고 나면 온몸이 땀에 젖을 정도로 힘들지만 매일 같은 훈련을 반복하고 몸이 적응해서인지 체중이 잘 줄지 않는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자극하고 더 많이 움직이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살을 빼야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고 활동량이 많은 취미활동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49.5~50㎏이던 그의 몸무게는 현재 45㎏으로 줄었다.


유미라 기수(32)는 여자 기수로는 키(161㎝)가 큰 편이다. 체중도 많이 나간다. 2008년 데뷔하기 전 몸무게는 53㎏. 기수에 도전하기 위해 4~5㎏을 감량한 뒤 현재는 47㎏을 유지한다. 그는 말 훈련과 별도로 수영과 달리기를 꾸준히 한다. 경기가 임박하면 과일과 단백질 셰이크만으로 식단을 관리한다. 급할 때는 찜질방에 오래 머물기도 한다. "수분섭취를 줄이고 땀을 빼면 이틀사이 최대 2㎏까지 뺄 수 있다"고 했다.


철저한 자기관리에 늘 경쟁에 노출돼 압박이 심하지만 여성 기수들의 마음가짐은 탄탄한 몸매만큼이나 건강하다. 이금주 기수는 "강한 여성이 각광받는 시대다. 경마는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동등한 조건에서 경주로를 달리며 순위를 다투는 긴장감이 있다. 꾸준히 몸을 단련하고 말 위에 올라 경주로를 힘차게 달릴 때마다 살아있다는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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