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연간 기준 첫 감소…위안화 절하 우려 더 커질듯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국의 연간 기준 외환보유액이 첫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최근 불거지고 있는 자본유출과 위안화 약세 우려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은행은 7일 지난해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3조33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5126억6000만달러 줄어든 것이다. 연간 기준으로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고성장에 따른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토대로 차곡차곡 외환곳간을 쌓아오던 중국 경제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을 반영한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2월 한달간 1000억달러 이상 줄었는데 월간 기준 최대 감소폭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까워지면서 위안화 절하 압력이 거세지자 이를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외환보유액을 이용해 시장에 개입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5월 이후 매월 줄어들고 있다.
외환보유액의 큰 폭 감소는 중국 정부가 처한 딜레마를 보여준다. 지난해 말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 포함이 대변하는 것처럼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 정부는 급격한 통화 약세를 막아야 한다.
하지만 경기부양과 수출증대를 위해서는 위안화 절하가 필요하다. 더구나 해외자금의 중국 이탈 속도가 빨라지면서 통화 가치 안정에 들어가는 비용도 커지고 있다. 역내외 위완화 환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그만큼 중국 정부가 위안화 하락 속도를 인위적으로 조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중국 외환보유액이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본다. 위안화는 연초부터 거센 하방 압력을 맞고 있다. 중국 정부가 고시하는 위안화 가치는 나흘만에 절하 폭이 0.94%에 이른다.
영국의 중국 전문 투자은행 노스스퀘어 블루오크의 올리버 배런 리서치 대표는 "외환보유액 감소는 중국의 시대가 끝났음을 보여준다"면서 "중국은 이제 자본 유출국이라는 새로운 운명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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