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업체들 "올해 석유·가스업계 M&A 증가"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올해 석유·가스 업계 인수합병(M&A)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컨설팅업체들의 분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저유가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에너지 기업들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유가 급락이 지속되고 향후 유가 반등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도 지속되면서 에너지 업계 M&A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컨설팅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에너지 업계 M&A 규모는 1430억달러에 그쳐 2014년에 비해 22% 줄었다. 지난해 에너지 업계 M&A 건수도 2014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해 2001년 이후 숫자가 가장 적었다. 중국 석유기업들이 M&A에 지출한 금액도 2년 연속으로 50억달러를 밑돌았고 50억달러 이상 규모의 M&A는 로열더치셸의 BG그룹 인수가 유일했다.

또 다른 컨설팅업체 우드 매킨지에 따르면 지난해 10억달러 이상 M&A 건수는 14건에 불과했다. 2014년에는 46건이었다.

IHS의 크리스토퍼 시한 이사는 보고서에서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고 유가 하락에 대비한 헤지포지션이 올해 만료되면서 에너지 기업들이 더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이들 기업들은 자산 매각이나 대규모 구조조정을 해야만 하며 그렇지 않으면 M&A 타깃이 될 것"이라고 시한은 예상했다. 그는 "저유가 상황의 지속 때문에 재정적 압박이 커지면서 석유·가스 업계의 광범위한 M&A 가능성이 올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너지 기업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취소하고 인력도 크게 줄였다. 하지만 많은 시장 관계자들은 아직 에너지 업계의 광범위한 구조조정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우드 매킨지도 올해 석유·가스 부문 M&A가 늘면서 에너지 업계 지형이 재편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드 매킨지는 특히 유가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하반기에 에너지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드 매킨지는 올해 4분기에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65달러 이상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우드 매킨지는 유가 반등을 예상했지만 유가 흐름과 상관없이 올해 에너지 업계 M&A는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가가 추가 하락하더라도 더 떨어질 여지가 크지 않고 따라서 에너지 기업들의 자산 가치가 충분히 매력적인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