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고객 돈을 굴려 주가를 뒤흔든 대가로 뒷돈을 챙긴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이 쇠고랑을 찬 채 법정에 서게 됐다. 기관투자자도 시세조종에 동원된다는 금융투자업계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박찬호)는 6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투자자문사 임원 등 9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주가 조작을 청탁한 박모(38)씨는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1년 말부터 이듬해 중반까지 시세조종 세력이나 업체 임원 등의 의뢰를 받아 디지텍시스템스 등 회사 2곳의 주식을 사들여 주가를 조작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뒷돈은 명품시계 구입이나 유흥비 등 사사로이 탕진됐으며, 일부 펀드매니저는 차명계좌를 이용한 주식 거래로 시세차익을 챙기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시세조종 세력이나 업체 임원으로부터 뒷돈을 챙겨 나눠 갖고, 그 대가로 고객 계좌로 주가조종 대상 업체의 주식을 사들이거나 펀드에 편입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손실은 펀드매니저를 믿고 맡긴 고객들이 보게 됐다. 작전세력으로부터 정보전달이 제대로 안 돼 거래시점을 놓치면서 4개 자산운용사·투자자문사 고객 계좌에서 36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코스닥시장에 상장해 있던 디지텍시스템스는 2014년 대표이사 등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문제가 잇달아 불거진 뒤 결국 상장폐지됐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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