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서 가는 팀마다 강등 '불운의 아이콘'…박지성 공식후계자 명성 회복 다짐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김보경(27)이 돌아왔다. 김보경은 지난 3일 프로축구 전북 현대에 입단했다. 2010년 1월에 홍익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J리그의 세레소 오사카로 떠난 지 6년 만이다. 그는 2012년 영국으로 넘어가 주로 잉글랜드 리그의 2, 3부 리그 팀에서 뛰었다.
김보경은 “전북은 좋은 팀이고 나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입단해 기쁘다”고 했다. 그는 새 팀을 찾는 데 신중했다. 그동안의 방황이 짧지 않았기에 환경이 좋은 팀에서 뛰기를 원했다. 강등 경험 세 번이 영향을 줬다.
2014년 5월4일 김보경이 뛰던 카디프시티(잉글랜드)가 프리미어리그에서 2부리그인 챔피언십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4월29일에는 김보경이 열여덟 경기에 나가 두 골을 기록한 위건이 잉글랜드 3부리그로 떨어졌다. 지난해 12월9일에는 일본 J리그 마츠모토 야마가가 J2리그로 내려간 뒤 김보경과 계약을 해지했다.
김보경은 몸담은 팀마다 하부리그로 전락하면서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그래서 강한 팀에서 뛰고 싶었고, 그 결과 리그에서 매년 우승을 다투고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하는 전북과 감바 오사카를 놓고 고민했다.
처음에는 오사카에 가려 했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56)의 설득으로 마음을 돌렸다. 김보경은 “일본 쪽으로 마음을 굳혔는데 '너를 짝사랑해 왔다'는 최 감독님의 말씀을 듣고 전북에 입단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김보경은 박지성(34)의 후계자다운 면모를 되찾아야 한다. 박지성은 2014년 5월14일 은퇴하면서 “나의 뒤를 이을 선수는 김보경”이라고 했다. 김보경이 경기를 하는 스타일이나 넓은 활동량 등이 박지성과 많이 닮았다는 평가도 자주 나왔다.
하지만 지금은 박지성의 후계자라는 타이틀이 무색하다. 작년 3월27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을 끝으로 대표팀에 들어가지 못했다. 명성을 되찾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제 기량을 발휘해 전북의 2016시즌 리그 우승과 ACL 우승을 도와야 한다.
김보경은 “(박지성의 후계자라는) 수식어는 내가 끝까지 짊어지고 가야 한다. 잘하면 칭찬을, 못하면 질책이 따른다”면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 소속팀에서 잘하면 대표팀에 들어갈 기회가 올 것”이라고 했다.
김보경은 경기에 출전할 기회를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에 대한 구단의 기대가 크다. 김보경은 왼쪽 날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을 수 있다. 다양한 전술을 만들어 사용하는 최 감독에게 어울리는 선수다.
최 감독은 “김보경이 오면서 쓸 수 있는 전술이 풍부해졌다. 선수들의 조합을 어떻게 맞추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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