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정명훈 전 예술감독 대신 독일의 거장 크리스토프 에셴바흐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올해 첫 무대를 지휘한다. 에셴바흐가 이끄는 '서울시향의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이 오는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정 전 감독이 사퇴한 뒤 서울시향은 그를 대체할 지휘자를 물색해왔다. 정 전 감독은 지난해 12월 28일 서울시향 이사회로부터 재계약 보류를 통보받은 뒤 다음 날인 29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정 전 감독의 음악성을 대신할 지휘자를 짧은 시간 안에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며 "통상적으로 정상급 음악가들은 5년 정도 스케줄이 꽉 차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어 "지난 10년간 쌓은 공연기획 네트워크를 백배 활용해 시향의 연주력을 최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정상급 지휘자인 에셴바흐를 섭외했다"고 덧붙였다.
에셴바흐는 뛰어난 현장감과 재능, 음악적 이해력을 자랑하는 지휘자다. 정 전 감독과 같이 피아니스트로도 활동했는데 1982년부터 1986까지 스위스 취히리 톤할레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로 있었다. 1988년부터는 미국 휴스턴 심포니를 11년간 이끌었다. 현재는 미국 케네디 센터와 워싱턴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음악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독일의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을 받았다.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로서 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함부르크 NDR 심포니 오케스트라,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과 음반 작업도 했다. 그의 음반들은 2014년 그래미상, 그라모폰의 '에디터스 초이스'에 선정됐다.
에셴바흐는 오는 7월 서울시향과 말러 교향곡 1번을 공연하기로 예정돼 있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에셴바흐가 서울시향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만큼 중요한 스케줄을 변경해서라도 힘을 보태고 싶다고 전했다"고 했다.
공연 곡목은 같다. 바이올린 연주자 최예은과 함께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고 브루크너의 교향곡 9번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1만~7만원. 문의 1588-1210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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