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항공업계는 유가 하락과 환율 상승에 울고 웃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해외 투자은행(IB)들의 환율 전망에 따르면 올해 4분기의 원ㆍ달러 환율은 평균 1218원으로, 지난달 30일 종가(1172.5원) 대비 3.9%(45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해외 IB들이 전망한대로 올해 원ㆍ달러 환율이 45원 오른다고 가정할 경우 대한항공은 올해 연간 약 4140억원의 환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약 772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리스료나 연료유류비, 정비비, 보험비 등 영업비용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하고 있어 환율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크다.
최근 3년간 원ㆍ달러 환율은 2013년 6월말 정점을 찍은 뒤 점차 하강 국면에 접어들며 원화강세가 유지됐지만 2014년 하반기 이후 미국 경기 회복세와 함께 지난해 말 미국 금리인상이 단행되면서 달러강세로 반전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기타영업손익도 2013년 3324억원에서 2014년 -2660억원으로 고꾸라졌다가 2015년 2분기 -1735억원으로 약세를 이어왔다. 대한항공은 외화부채에서 차지하는 달러화부채의 비중이 높아(외화 차입금 중 약 84%) 달러강세는 곧 이익ㆍ재무구조 악화로 직결된다.
대한항공의 외화순부채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92억달러(약 10조8330억원)로 환율이 10원 하락한다고 가정할 경우 약 92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8644억원에 달하는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하면서 2개 분기 연속 순적자를 기록했다.
유가 약세는 항공업체들에게 분명한 호재이나 환율 상승 효과에 가려 그 수혜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은 올해 유가 약세로 최대 6406억원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올해 연간 유류소모량을 전년 수준인 3200만배럴로, 올해 국제 유가가 20달러~30달러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가정할 경우 대한항공의 연간 영업이익은 최소 2240만(약 2638억원)에서 최대 5440만(약 6406억원)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저비용항공사(LCC)들과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매출액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 달러강세에 따른 환손실 반영으로 순적자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 30% 이상 떨어졌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상승 반전할 때가 아니라며 추가 하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배럴당 20달러대까지 떨어진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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