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김한길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대표가 3일 오전 "새 정치질서 구축에 헌신하겠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패권정치의 틀 속에 주저 앉아 뻔한 패배를 기다릴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대표는 "(2014년 3월) 통합을 의논할 때, 안철수 의원이 저에게 민주당 패권세력에게 제 꿈이 좌절될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던 게 사실"이라며 "함께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고 약속했지만, 결과적으로 저는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김 전 대표는 "변화를 거부하는 기득권의 무서운 힘 앞에 무력감을 실감했다"며 "제 힘으로는 지키지 못한 변화의 약속을 이제 국민 여러분의 힘으로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김 전 대표는 또 안철수신당에 합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겠다"며 "향후 행보에 대해서도 오늘 오후부터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의원들의 추가 탈당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그는 "다른 분들과 탈당하자고 협의한 적이 없다"며 "당적에 관한 부분은 각 국회의원들의 고독한 결단에 따른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 백지위에 새로운 정치지도를 그려내야 한다"며 "저는 우리 정치권에 창조적 파괴를 통한 새 도전이 필요하다고 말해왔다"고 향후 야권재편 행보에 나설 뜻임을 밝혔다.
한편 더민주 비주류 내 최대계파의 수장인 김 전 대표의 탈당으로 야당의 내홍사태는 더욱 격화되는 모양새다. 당장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주승용 의원도 13일께 탈당을 예고한 바 있으며, 동교동계 의원 40여명도 후속으로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호남의 정치적 적자를 자임하는 박지원 의원이 오는 8일 선거구획정안 직권상정 이후 탈당을 놓고 고심 중이다.
앞서 지난 2007년 김 전 대표는 22명의 동료 의원들과 집권 여당인 열린우리당을 집단 탈당, 단숨에 '중도개혁통합신당추진모임'이라는 교섭단체를 구성한 바 있다. 김 전 대표의 탈당이 정치적 파괴력을 갖추기 위해선 후속 탈당의 규모 등이 중요해 질 전망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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