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부장급 직장인 A씨는 연말 밀려드는 거창한 송년회 자리가 불편하다. 직장 모임은 과음이, 동문회나 친구들 모임은 비싼 회비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오히려 조촐하게 집에서 TV를 보며 마른안주 집어먹는 게 유일한 낙(樂)이다.
집에서 술을 마시는 '집술', 혼자 즐기는 '혼술'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불황의 단면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지나친 음주를 기피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세태가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30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현재 주류 및 간편안주의 편의점 매출이 전년 대비 20~30% 급증했다. GS25의 경우 맥주가 27.5%, 소주가 31.6% 늘었으며 육포 등 축산안주류는 38.4%, 오징어나 쥐포 등 수산안주는 26.4% 뛰었다. 견과류 역시 20% 가량 증가했다.
CU 역시 같은 기간 맥주와 소주가 각각 23.8%, 35.4% 늘었다. 마른안주류도 20%대의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핫바, 햄, 소시지 같은 육가공류 안주보다 마른안주 판매가 두드러진다. 육가공류 대비 가격이 저렴하고, 최근 소포장 제품의 출시가 지속되면서 전년 대비 20%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맥주 소비량이 늘면서 오징어를 가공한 안주는 31.1% 늘며 인기를 끌고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1인가구가 늘면서 혼자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젊은층을 대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아직은 혼자 술을 마실 수 있는 술집이 흔하지 않아 집에서 편하게 즐기려는 '혼술족'들이 편의점에서 술과 안주를 구입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맞춰 관련 안주 시리즈도 신규 출시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이태곤의 안주먹방' 안주 시리즈를 최근 선보였다. 마초적인 이미지로 남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있는 배우 이태곤을 모델로 내세운 이유 역시 '혼술'의 핵심 주체와 타깃이 30~40대 남성이기 때문이라는 게 세븐일레븐 측 설명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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