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요리하는 경험' 더한 간편 가정식으로 외연 확장 승부수.브랜드 런칭
-이마트 식품라인업 바탕으로 한 고급화로 시장수성 의지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이마트와 롯데마트가 떠오르는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요리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반조리 식품' 출시로 시장 공략에 나섰고 이마트는 고급화로 시장을 수성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요리하다'라는브랜드를 론칭하고 '죽순고추잡채' 등 반조리 제품 4종을 30일 출시했다.
'요리하다'는 기존 간편가정식의 한계를 넘어 식생활 해결책을 제안하자는 취지로 롯데마트가 새로 만든 간편 가정식 브랜드다.
채소를 다듬거나 볶는 등 별도의 요리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반조리' 상품의 비중이 전체 라인업의 약 20%를 차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죽순 고추잡채 제품에는 고기와 불맛이 나는 소스, 죽순만 들어 있다. 상품명 처럼 고추잡채를 만들려면 소비자가 직접 양파ㆍ피망 등을 사서 주방기구를 통해 조리를 해야 한다.
롯데마트가 반조리 상품군을 대거 출시하려는 이유는 직접 요리를 만드려는 수요가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요리 방송의 인기로 인해 결과물인 요리를 즐기는 문화에서 만드는 과정을 즐기는 문화가 점차 자리잡고 있다. 롯데마트는 반조리 상품을 통해 요리를 하는 과정을 느끼고 싶으면서도 번거로운 건 싫어하는 고객들을 노릴 계획이다.
정선용 롯데마트 밀 솔루션 팀장은 "1000명을 상대로 한 제품 테스트에서 주부들은 아이들에게 외식을 사줄 때 미안했다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자신의 레시피가 더해지면 미안함이 사라지는 동시에 좋은 요리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마트는 자체 식품 라인업의 강점을 활용한 고급화 전략으로 가정식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피코크'라는 간편가정식 브랜드를 론칭했다.
피코크는 싼 가격에 초점을 맞춘 일반 간편 가정식과 달리 고급화를 위해 만든 브랜드다. 이마트는 신세계푸드를 비롯해 중소협력업체와위 연계로 제품 고급화에 주력해 왔다. 찌개ㆍ국 등 관련 제품군만 700여종에 이른다.
제품 맛을 높이기 위해 조선호텔 등 특급호텔 쉐프를 채용해 상품 개발팀 산하에서 레시피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으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시식해보고 통과한 제품만 매대에 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간편가정식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은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1인 가족과 맞벌이 부부 증가로 손쉽게 적은 양을 해먹을 수 있는 음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2010년 기준 서울의 1인가구는 85만4606가구로 전체의 24.4%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두 대형마트의 공략 방법은 차이점을 보인다. 이마트는 기존 고급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롯데마트는 간편식 시장 카테고리를 넓히며 외연 확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정선용 팀장은 "'요리하다' 브랜드 론칭은 식품을 팔기위한 회사가 아니라 고객에게 식생활을 제안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은 표현"이라며 "모자란 부분을 고객이 채워나갈 수 있는 제품들을 꾸준히 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제품은 레시피에 따라 얼마든지 변형이 가능하기 때문에 '반조리 상품'이란 카테고리가 애매할 수 있다"며 "이마트는 기존에 좋은 평가를 받았던 고급화 전략을 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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