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명재 칼럼]제2의 금모으기 가능하려면

시계아이콘01분 55초 소요

[이명재 칼럼]제2의 금모으기 가능하려면 이명재 논설위원
AD

언젠가부터 사람들의 입에서 '경제위기론'이 오르내리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위기의 도래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은 물론 그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처음에는 '이러다간 위기가 오는 게 아닌가'라는 막연한 불안감 정도이던 것이 '위기가 올 확률이 높다'는 유력설을 넘어 이제는 '위기는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라는 확신론으로까지 발전해 있다. 여기에 위기가 닥친다면 그 시점은 2017년이 될 것이라는 예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2017년 위기설'. 대규모 감원 한파 속에 맞고 있는 2015년 세밑에 드리운 종말론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에 대해 실제 이상의 두려움을 갖지만 않는다면 한편으로 이를 위기에 대한 경고음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경고를 더욱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위기가 올 것이냐는 것보다는 위기가 왔을 때 과연 우리가 이를 극복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이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위기 그 자체가 아니라 위기라는 도전에 대한 응전력을 갖고 있느냐는 것이다.

일부 사람들의 예측대로 만약 2017년에 위기가 온다면 그건 20년 만의 위기 재연이 된다. 그 위기가 지난 1997년처럼 외환위기가 될 것인지 다른 양상일지는 미지수다. 어떤 위기든 간에 우리는 20년 전처럼 위기에서 헤쳐나올 수 있을까.


20년 전의 외환위기는 국치(國恥)였다. 그러나 한편으론 위기를 극복한 승리의 경험이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고 IMF 관리체제에 들어간 지 3년 만인 2000년 12월4일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IMF 외환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공식선언했다. 그리고 다음 해 8월에는 IMF 관리체제를 공식 '졸업'했다. 사상 유례 없는 조기 위기극복이었다. 그 때 그걸 가능케 했던 건 무엇이었던가. 혹독한 구조조정, 긴축정책이 큰 요인이었다. 그러나 국민의 혼연일체의 '구국(救國)' 열기가 있었던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이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 건 '금 모으기 운동'이었다. 금을 팔아 외화를 벌자는 호소에 온 국민이 나섰고, 아기 돌 반지와 결혼 예물, 십자가 목걸이까지 모였다. 지난 8월 어느 공중파 방송사가 '광복 70주년간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을 조사한 결과 금모으기 운동이 3위에 뽑힌 이유가 당시 모은 금의 외화유치 효과가 22억달러였다는 그 수치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나라를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장롱 속의 금붙이를 들고 나온 서민들의 행렬이 보여준 감동 때문이었을 것이다.


올해 디폴트 위기를 맞았던 그리스에서 롤 모델로 거론될 만큼 국제사회에 깊은 인상을 남겼던 한국의 금모으기 운동. 그런데 한국이 또 다시 경제위기를 맞게 된다면 우리는 이번에도 과연 금모으기 운동을 또 보여줄 수 있을까. 금모으기 아닌 다른 어떤 것이라도 그때처럼 '범국민적' 총화단결을 보여줄 수 있을까.


'헬조선' '망한 민국'이니 하는 말들, 과거에 듣지 못했던 말들이 일상어로 굳어져 있는 현실은 그에 대해 매우 비관적인 전망을 하게 한다. '우리'를 잃어버린 '우리나라', 적잖은 국민들이 스스로 그 소속이기를 거부하고 싶은 국가, 남북 간의 분단을 넘어선 또 다른 분단선이 도처에 그어지고 있는 사회에서 20년 전과 같은 '거국적' 구국의지가 재연되기를 기대하긴 어렵다. 우리가 직시해야 할 위기는 바로 그것인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위기는 미래의 불안이 아니라 이미 현재다. 최소한 그 일부는 이미 현재에 와 있다.


결코 비관론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낙관론을 위한 조건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의 그늘과 우울한 초상을 마주할 때라야 진짜 위기 극복의 힘이 마련될 것이다. 한국 경제가 쌓아온 든든한 자산, 국제사회가 평가하듯 만만치 않은 한국경제의 저력이라는 빛으로 그늘을 비출 때 빛은 더욱 커지고 넓어질 것이다. 그렇게 넓어진 빛이 금모으기와 같은 역동적인 힘을 되살려줄 것이다. 내년이 그런 힘을 다시 모으는 해가 된다면 2016년은 위기로 가는 해가 아니라 위기를 막는 해가 될 것이다. 위기를 이겨낼 힘을 기르는 해가 될 것이다.






이명재 논설위원 prome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