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 환급 실시로 사후면세점 활성화
현재는 개인 사업자 위주, 향후 기업화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내년 1월1일자로 기존의 사후 환급에서 즉시 환급으로 제도 변화가 실시되면서 사후면세점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기존 일부 면세점에만 적용했던 즉시 환급 제도가 시내 소규모 면세점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사후면세점이 현재의 개인사업자 위주 형태에서 기업화를 거치며, 유통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부터 외국인 관광객들이 사후면세점을 이용할 때 건당 20만원어치 미만의 물품을 구입하면 바로 면세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후면세점을 도입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외국인이 사후면세점 이용 시 공항에서 세금환급의 절차를 거쳐야 했으나, 내년부터는 현장에서 세금을 제한 가격으로 바로 결제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대상금액은 건별 20만원, 인당 100만원까지이며, 면세범위는 부가가치세(10%)와 개별소비세(5~20%)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은 내년부터 시내에 위치한 사후 면세점에서 부가세(10%)와 개별소비세(5~20%)를 제외한 가격으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올 1~6월 전체 환급 건수의 79%, 관광객의 39%의 물품 구매액 합계가 20만원 미만으로 나타났다.
즉시 면세 실시로 외국인 관광객의 불편이 줄어들면서 사후 면세점 매출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면세점은 여권 정보와 물품 내역을 관세청으로 실시간 전송해 승인을 받은 후 세금을 제한 가격에 물건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과거의 즉시 면세는 공항 면세점과 관세청이 사업권을 허가한 대형 시내 면세점에서만 가능했다. 물건값 기준으로 건당 20만원 이하, 1인당 100만원 이내에서 즉시 환급이 허용된다. 그 이상 가격은 현재와 같이 출국장에 가서 세금 환급을 받아야 한다.
임영주 흥국증권 연구원은 "2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사후면세점 시장은 즉시 환급제 시행으로 내년 20% 이상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사후 면세점 업체들의 모객은 대부분 여행사 단체 관광객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중저가 화장품과 인삼 등 토산품을 판매하는 형태가 주류"라고 설명했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국내의 사후면세점은 2013년 5500 여개에서11월말 현재 1 만여개로 대폭 증가했다. 중국인 여행사와관계가 있는 화교 등이 주로 운영하고 있으며, 개인사업자 위주로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 점포당 매출은 단순평균 계산시 2억5000만원 수준이나 편차가 클 것으로 추정된다.
임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사후면세점은 현재의 개인사업자 위주 형태에서 기업화를 거치며, 유통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라며 "내년부터 사후 면세점 또한 국내 면세점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국내 주요 백화점은 사후 면세점으로 이미 등록돼 있다. 또,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4월부터 일부 매장에서 3만원 이상 구매한 관광객을 대상으로 환급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GS 리테일 또한 사후면세점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후 면세점이 활성화된 일본의 사례를 볼 때 국내의 주요 편의점, 드러그스토어, 화장품 브랜드숍 등이 면세점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2014년 10월 면세제도 개정 후 사후 면세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1년 사이 사후면세점 수가 5800개에서 1만8000여개로 3배 이상 늘어났으며, 면세매출도 200% 증가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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