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리온과 경기서 사상 첫 1000블록 도전
국내 현역 2위 하승진 315개 불과, 깨지기 힘들듯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원주 동부의 김주성(36)이 대망의 '1000블록슛'까지 한 개만을 남겼다. 이르면 오는 30일 고양 오리온과의 원정경기에서 고지에 오른다. 1000블록은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최초의 기록이다.
김주성은 지난 26일 창원 LG와의 홈경기에서 2쿼터 7분15초쯤 LG 유병훈(25ㆍ190㎝)의 레이업 슛을 걷어내 통산 999번째 블록슛을 기록했다.
1000블록은 프로농구 역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다. 당분간 깨지기 어렵다. 현역 선수 가운데 2위는 28일 현재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KGC)와 허버트 힐(KCC)로, 각각 415개를 기록했다. 국내선수 통산 2위는 하승진(KCCㆍ315개)이다.
1000블록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프로농구 사상 최고의 센터로 군림한 서장훈(41ㆍ463개)과 비교하면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대학농구 명문 중앙대를 졸업하고 2002~2003시즌에 데뷔한 김주성은 열네 시즌 동안 631경기에 나가 경기당 1.6개를 기록했다.
블록슛을 많이 한 비결은 '연구'다. 김주성은 상대 팀 선수들의 경기 스타일과 습관을 찾아내고 익히기 위해 노력했다. 블록슛을 잘하기 위해서는 발이 빨라야 하고 활동 반경도 넓어야 한다. 물론 경기 상황을 읽는 것도 중요하다.
김주성은 "뒤에서 보고 있으면 상대 선수가 레이업슛을 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블록을 한다. 어떤 선수는 드리블을 하다 패스 줄 곳이 없으면 터닝슛을 하는데, 이럴 때도 블록슛을 할 기회다. 외국인 선수들의 속임동작도 익혀 둔다"고 했다.
수많은 선수가 김주성의 가로막기에 제물이 됐다. 김주성은 "프로에 데뷔한 첫 해에 만난 LG의 라이언 페리맨(39 ㆍ199㎝)이 생각난다. 내 동료 데릭 존슨(44ㆍ205㎝)이 키가 크니 페리맨이 속임동작을 많이 썼다. 그때 많이 걷어냈다"고 했다.
김주성은 "수비하면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가 되어 자부심을 느낀다. 나는 수비형 선수고, 리바운드를 많이 한 편도 아니다. (블록슛 기록은) 쉽게 얻기 어렵지만 유일하게 꾸준히 할 수 있었다. 나름대로 블록에 대한 자부심도 있다"고 했다.
김주성의 도전은 계속된다. 다음 목표는 통산 1만득점이다. 그는 통산 9455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은퇴한 서장훈(1만3231점), 추승균(41ㆍ1만19점)에 이어 역대 3위이며, 현역 가운데는 최고다. 기록을 세우려면 부상 없이 오래 활약해야 한다.
김주성은 "윤호영(31)이 부상 때문에 빠져 내가 몇 분 더 뛰고 있다. 나머지 후배 선수들이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 앞으로 이 팀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