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올 한해 서울 주택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비중이 40%를 넘어섰다. 그간 전세 위주로 거래되던 아파트 가운데 매달 일정 부분 주거비를 부담하는 월세로 바뀐 물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2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올해 들어 서울 내 주택 임대차 거래량은 43만6090건이며 이 가운데 월세는 17만9743건으로 41.2%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월세 규모는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인 일반적인 월세를 비롯해 준월세(12~240개월치), 준전세(240개월치 초과)를 모두 포함한 수치다.
지난해에 비해 전체 주택 임대차 거래는 다소 줄었으나 월세는 두 자릿수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에는 전체 주택 전월세 거래 44만8341건 가운데 월세는 16만4962건으로 36.8% 수준이었다.
주택유형별로 보면 아파트에서 준월세나 준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ㆍ다가구 주택이나 다세대ㆍ연립주택의 경우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거나 다소 줄었다. 그러나 올해 아파트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비중은 32.8%로 1년 만에 8.2%포인트 늘었다.
올해는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이 확대돼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저금리 기조로 전세물량이 줄어들면서 전세난이 가중됐다. 올 한해 서울 내 부동산 매매건수가 일년 전보다 40% 가까이 늘어난 것 역시 전세난에 지친 상당수가 임대차에서 사들이는 쪽으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특히 아파트 가운데서도 보증금 비중이 큰 준전세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임대차 계약이 끝나 재계약을 하는 시점에 보증금 시세가 오른 만큼을 월세로 충당하거나 보증금을 일부 낮추고 월세로 전환한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아파트 준전세 거래량은 지난해 1만3748건 수준이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2만4386건으로 급증했다.
서울 아파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전체 주택 임대차 거래의 양상도 바뀌고 있다. 그간 중앙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추진하는 주택정책이 월세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던 만큼, 향후 주거복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관련 정책이나 법안 마련 시 이 같은 변화양상을 적시에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종대 서울시 주택정책개발센터장은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임대주택을 확대하고 있으나 전체 주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급격히 월세로 바뀌는 시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관련 시장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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