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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의 의무'까지 '운'이 좌우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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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추첨 공화국-이제는 추첨으로 입대자 선발

'국방의 의무'까지 '운'이 좌우하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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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군대 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오는 요즘이다. 특히 '군대' 하면 흔히 떠오르는 보통의 육군이 아닌 곳은 '입대 경쟁'이 웬만한 '입시 경쟁' 만큼 치열하다.

사회적 여건과 각종 배경 탓에 절차나 실력에만 의지할 수 없고 '운'에 기대야 하는 '추첨 공화국'의 현실은, 아이러니하게도 대다수 남성이 그토록 싫어하는 군입대 과정에까지 적용된다.


◆'고시'ㆍ'로또'가 돼버린 입대 = 의무경찰(의경) 추첨 선발 사례가 대표적이다. 경찰은 이달부터 의경 선발 절차 가운데 최종 단계를 면접 방식에서 무작위 공개추첨 방식으로 바꿨다.

가려는 사람이 워낙 많은 탓에, 선발을 하고 나면 곳곳에서 비리를 의심하는 뒷말이 쏟아져 나오고, 면접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의경 입대 추첨 경쟁률은 지역에 따라 10대 1을 넘기기도 한다. '의경 고시', '로또 입대' 같은 조어가 등장하는 배경이다.


경찰 관계자는 "오로지 운에 맡겨야 하기 때문에 탈락자들이 허탈해 하는 경우가 많겠지만, 응시에 대한 부담을 덜고 투명성을 높임으로써 확보되는 이익이 더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전방 근무지도 3대1 넘어 = 의경이 유별나긴 하지만 다른 곳도 들어가기 힘든 건 마찬가지다.


내년 1월 입대 기준으로 해군 일반병은 5.3대 1, 해병대는 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달 육군 102보충대로 입영하는 분소대전투병은 최전방에서 복무해야 함에도 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추첨으로 최종 입대 여부를 가리는 방식이 언젠가 전군(全軍) 차원으로 확산될 지 모른다는 전망도 무리는 아니다.


이런 현상은 이른바 '베이비 부머' 세대 2세들이 대거 입대할 나이가 되고 취업난으로 먼저 군 문제부터 해결하고 보려는 사람이 늘면서 심화됐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가기 싫다고 안 갈 수 있는 게 아니니, 이왕이면 조금이라도 더 편해 보이거나 더 의미있을 것 같은 곳을 골라서 가보자'는 심리 또한 이런 흐름을 부추긴다.


결과적으로 군대는 더 이상, '군대나 가버리지 뭐!' 라는 심정으로 체념하듯 모든 걸 내려놓고 들어가는 곳이 아니다.


◆제비뽑기로 징집ㆍ면제 가린다고? = 우리나라 예비 장병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해 보이거나 더 의미 있을 것 같은 곳'에 들어가려 운에 의존해야 하는 것과 달리 군 입대 자체가 추첨으로 결정되는 나라도 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징병제를 채택한 태국이다. 태국은 1954년부터 이른바 '추첨 징병제'를 운용하고 있다.


그 해에 필요한 병력 규모를 정해두고 일단 지원자를 모집한 뒤, 정원이 차지 않으면 전국의 만21세 남성에게 일제히 소집령을 내려 제비뽑기를 하는 식이다.


제비뽑기 도구는 구슬이나 종이 등 지역마다 제각각인데, 어떤 도구든 빨간색이면 징집 대상, 검정색이면 면제 대상이라는 원칙은 똑같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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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입대를 하면 최장 1년 동안 군 생활을 하지만, 제비뽑기로 징집이 되면 최장 2년을 군에서 보내야 하는 지독한(?) 원칙도 있다고 한다.


태국에서 인기 연예인이었던 그룹 '2PM'의 멤버 닉쿤이 2009년 제비뽑기를 하러 갔다가 자신의 순서가 오기 전에 징집 인원이 채워져 면제됐던 사실은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일화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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