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가 본격적인 상장 수순을 밟으면서 경영 투명성 제고 작업에 속도를 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이르면 이날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다. 호텔롯데는 늦어도 23일까지는 모든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호텔롯데는 대형 우량기업에 대해 상장 심사기간을 20영업일 이내로 줄여주는 '신속 상장제도(패스트 트랙)'를 적용받아 내년 1월 하순에 상장이 승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수요 예측, 공모주 청약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3월에 상장될 수 있다.
이번 상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중심으로 오너일가가 회사의 모든 경영권을 쥐고 있다는 그간의 의혹을 떨쳐버릴 기회이기 때문이다.
호텔롯데의 지분 5.45%를 보유한 광윤사의 주요 주주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동의하지 않아도 호텔롯데 상장이 가능하도록 최근 한국거래소의 관련 규정이 완화됐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 역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롯데는 경영권을 둘러싸고 부자(父子)간, 형제간 분쟁이 지속되면서 불투명한 그룹의 지배구조까지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대한 영향으로 롯데는 최근 월드타워 면세점의 사업권을 잃는 등 경영 전반에 난항을 겪고있는 상태다.
신 회장은 국내 호텔롯데의 상장 작업을 마무리 하고나면 일본롯데의 상장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일본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 회장은 "시장의 엄격한 시선에 노출되는 것은 기업의 체질 강화와 지배구조 확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시장에서는 호텔롯데의 상장 후 시가총액을 15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사로 KDB대우증권, 메릴린치인터내셔널, 시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등 3곳을 선정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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