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수성 실패에도 상장 작업 지속
기업 가치평가 하락 피해 최소화 관건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호텔롯데가 면세점 수성에 실패한 충격에도 상장을 위한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다음 달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호텔롯데가 내년 2월 상장을 위한 준비작업중"이라며 "올해 안에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텔롯데가 대형 우량기업으로 인정받아 '패스트트랙'(상장심사 간소화)을 적용받더라도 심사 결과를 통보받기까지 최소 4주가 걸린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28조 1항에서 신규 상장 신청인은 상장 예비심사 결과를 통지받은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상장신청서와 첨부서류를 거래소에 제출해야 한다.
따라서 롯데그룹이 애초 목표대로 호텔롯데 상장 절차를 내년 2월까지 마무리 지으려면 상장 예비심사를 질질 끌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호텔롯데가 상장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하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을 상장 직후 6개월간 매각제한(보호예수)하는 조항을 명시해야한다. 해당 규정에 따라 호텔롯데 지분 5.45%를 보유하고 있는 특수관계인 일본 광윤사가 보호예수에 동의해야한다.
그러나 광윤사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대주주로서 보호예수 동의여부가 아직까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신 전 부회장은 호텔롯데의 5.45% 지분을 보유한 광윤사의 지분 '50%+1주'를 갖고 있다. 즉 호텔롯데의 상장 일정은 광윤사가 보유한 지분의 보호예수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권 상실에 충격 여파도 관심사다. 이에 따른 기업 밸류에이션(가치평가) 하락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롯데는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재원으로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기업지배구조를 지주회사 체제로 바꿀 계획이다.
그러나 면세점 축소로 호텔롯데 공모가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되고, 공모 흥행마저 실패하면 롯데는 충분한 재원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또한 신동빈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중요한 요소임으로 풀고 넘어가야 할 숙제로 꼽힌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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