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치열했던 서울 라이벌전은 서울 삼성 썬더스의 승리로 끝이 났다. 승자는 삼성이었지만 치고 받는 내용에서 패한 서울 SK 나이츠는 물론이고 삼성도 유념해야 할 과제들이 보였다. 경기를 본 안준호 전 삼성 감독(59)은 삼성과 SK 각각의 해결해야 할 숙제들을 짚어냈다.
삼성은 1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잠실 라이벌 서울 SK 나이츠를 연장 접전 끝에 85-80으로 이겼다. 이번 결과로 3연승을 달린 삼성은 17승 13패로 단독 4위를 유지했다. 3연승에 도전했지만 실패한 SK는 10승 20패로 9위에 머물렀다.
연장까지 간 승부에서 중요하게 눈여겨 봐야 할 것은 결과보다 내용이었다. 안준호 감독은 삼성과 Sk가 이번 라이벌전에 남긴 숙제들을 하나씩 지적했다.
삼성이 해결해야 할 부분은 경기 운영 능력이었다. 특히 턴오버를 말했다. 삼성은 이날 총 열 개의 턴오버를 기록했다. 모두 하지 말아야 할 턴오버였고 리드를 하고 있던 상황에서 나온 실책성 플레이여서 더욱 안타까웠다. 삼성이 상위권으로 완전히 진입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턴오버부터 해결해야 된다고 안준호 전 감독은 말한다.
안 감독은 "삼성은 오늘과 같이 언오버를 두자릿수로 범하게 되면 아무리 리바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도 문제가 된다. 턴오버가 또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랬다. 이 점을 수정해야 삼성이 상위권으로 올라 설 수 있다"고 했다.
턴오버는 곧 팀의 리드를 지키느냐 여부를 가른다. 안준호 감독은 삼성이 턴오버를 관리하면서도 노련한 경기 운영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공격적인 플레이도 좋지만 리드를 하고 있을 때는 지킬 줄도 알아야 된다는 것이 요지다. 안 감독은 "삼성은 리드를 꾸준히 지켜야 되는 데도 불구하고 경기 운영 때문에 상대에게 리드를 빼앗기는 경향이 있다. 게임 분위기가 갑자기 하향곡선을 탄다. 선수 구성은 상위권으로 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지만 이 부분이 문제"라고 했다.
반면 SK는 김선형(27)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된다고 말했다. 이번 경기에서 SK는 김선형에 의해 경기력이 휘청거렸다. 연장까지 끌고 가는 버저비터를 만들어낸 주인공도 김선형이었고 뼈아픈 턴오버로 삼성에게 리드를 내준 이도 김선형이었다. 김선형이 모든 일을 다 맡아서 해줄 수는 없는 노릇. SK의 빠른 농구에서 김선형은 중요한 선수지만 그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있어야 김선형의 체력 안배도 되면서 전체적으로 공격 루트도 다양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안준호 감독의 평가였다.
안 감독은 "SK는 김선형을 백업해 줄 수 있는 가드가 필요하다. 김선형의 체력을 좀 안배해 줄 수 있는 대체자가 없고 Sk는 득점 기회를 어렵게 만든다"고 했다.
이어 "SK는 김선형이 징계에서 돌아왔지만 데이비드 사이먼(34), 드워릭 스펜서(33)를 제외한 국내 선수들이 득점에 가세해주지 못하고 그렇자 보니까 항상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패턴 플레이를 만드는 선수들의 움직임도 중요한데 잘 안 된다. 예년에 비해서 SK가 국내 선수층이 얇아졌다. 이동준(35), 이승준(37), 김민수(33) 등이 네 몫을 해주지 못하는 부분도 한몫했다"고 했다.
SK의 강점은 사실 빠른 농구였다. 리바운드에 이어 곧바로 진행되는 속공으로 상대의 혼을 빼놓는 경기가 많았다. 이 때는 득점루트도 많았지만 올 시즌은 여러모로 어렵다. 김선형과 스펜서, 사이먼에 치중된 공격력 때문에 고민이다. 안준호 감독은 "SK는 공격 루트가 단조롭다. 김선형과 사이먼의 투맨 플레이, 사이먼의 포스트업, 아니면 스펜서의 개인 플레이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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