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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파리 기후협정의 의미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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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파리 기후협정의 의미와 전망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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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간으로 어제 프랑스 파리에서 폐막된 '제21차 유엔(UN)기후변화당사국회의(COP21)'는 세계 모든 나라가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하는 이른바 '파리 기후협정'을 195개 당사국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1992년 유엔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되고 21년, 2005년 쿄토의정서가 발효되고 11년이 각각 지나 드디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모두 참여하는 새로운 기후체제에 합의하게 된 것이다. 이 새로운 협정은 55개 이상의 국가가 비준하고 이들 국가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총 배출량의 55%를 넘으면 그로부터 30일 후에 발효하게 돼 있어, 역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적으로 법적 구속력을 가진 기후변화 대응 체제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협정에 따라 모든 당사국은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2020년까지 제출하고 자발적 감축 목표(INDC)는 이전보다 더 강화된 목표를 매 5년마다 제시하되, 선진국은 경제 전반에 걸친 절대치 배출량을 보고해야 한다. 또한 2023년부터 5년마다 탄소 감축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이를 위해 투명한 관리 절차가 도입되고 이행ㆍ준수 위원회가 설치된다. 또한 온실가스 감축과 지속가능 발전에 기여하는 시장 메커니즘을 2016년 총회까지 정비하고 개발도상국의 감축과 적응을 위한 재정지원 방안으로 2020년부터 연간 100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이 밖에도 협정은 기술 이전, 개도국의 역량 개발, 교육, 적응 방안, 글로벌 상황점검 등에 대한 규정을 담고 있다.

이번 협정은 자발적이긴 하지만 법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세계 모든 나라가 함께 부담하는 역사상 최초의 협정으로, 미국 등의 불참으로 반신불수가 된 쿄토의정서를 대체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모든 나라가 이제는 스스로 감축 목표를 약속하고, 스스로 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로써 기후변화는 명실상부 각국 정책의 최우선순위가 될 것이다.


동시에 이번 협정은 거의 죽어가던 탄소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저탄소경제체제 구축을 촉진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시장 메커니즘을 정비하고 자발적인 비시장 접근방식까지 허용되는 새로운 협정이 발효되면 국가별로 또 세계적으로 탄소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다. 또 투자의 우선순위도 근본적으로 변할 것이다. 이미 영국, 중국, 미국 등에서 석탄 발전소를 폐쇄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환경적ㆍ경제적 의미 외에 이번 협정은 강력한 사회적 의미도 담고 있다. 즉, 기후변화에 대응할 때 인권, 건강권, 지역사회, 이주민, 원주민, 아동, 장애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존중하고 배려해야 함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기후변화 해결도 결국은 인간을 위한 것이므로 인권이 짓밟히는 기후문제 해결은 무의미한 것이다.


이처럼 이번 협정은 분명 인류 역사에 획을 그을 의미 깊은 쾌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멀다. 먼저 이번에 제출된 자발적 감축 목표로는 2.7도 기온 상승을 가져올 것으로 예측돼 협정이 목표로 하는 1.5~2도 이하로 유지하려면 더 많은 감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추가적 협상이 요구되는 것이다. 둘째는 협정이 발효하기까지는 아직도 여러 해가 남아 있어 미국 등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가 비준을 거부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셋째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국가에 대해 강력한 제재방안이 없어 자발적 목표나마 지킨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와 개도국의 경제성장이 지속될 경우 자발적 감축 목표의 달성조차 용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이번 협정은 인류에게 희망으로 비칠 것이라는 데 이의를 달고 싶지 않다. 인간은 좌절보다는 희망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협정의 타결은 종착역이 아니라 기후문제 해결이라는 대장정의 시발역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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