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또 다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올 들어서만 벌써 4번째 희망퇴직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8일부터 국내 사업장에서 일하는 전 사무직 직원 30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오는 18일까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을 예정"이라며 "이번엔 임원은 30% 정도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임원 수는 현재 64명으로, 30%를 감원하면 45명 선으로 줄어들게 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 들어 지난 2월과 9월 과장급 이상 사무직을 대상으로, 지난달엔 기술직(생산직) 전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이를 통해 6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그러나 두산인프라코어는 이것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이번에 또 다시 추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추가 구조조정을 통해 연간 30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올 들어서만 네 차례의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은 사업을 집중해 온 중국 건설기계 시장이 위축되는 등 사업 여건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내 굴착기 시장 점유율은 2010년 15%에서 최근 7~8%까지 밀려났다. 중국 내 건설기계 시장이 글로벌 경기 악화와 중국시장 침체로 예년보다 축소된데다 로컬기업 싼이중공업이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시장을 넓혀가면서 설 곳을 잃고 있는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축소된 시장 규모에 맞춰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중국 생산법인인 두산인프라코어 차이나(DICC)는 올 상반기 중국 옌타이에 있는 굴착기 생산라인 3개 중 1개 라인 생산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생산규모는 연간 3만2000대에서 1만대 후반으로 줄었다. 앞서 두산인프라코어는 2013년에도 쑤저우 지역에 지은 소형 굴착기 공장을 부품물류창고로 전환하는 등 생산량 축소에 나선 바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건설경기 부진에 회사가 집중해온 중국시장까지 침체를 겪으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하듯 두산인프라코어는 연결기준 3분기 매출액은 1조7300억원으로 3.4% 줄었지만, 당기순손실은 2121억원에 달하며 적자 전환했다.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은 "시장 상황에 맞게 조직과 인력을 조정하는 것은 사업 정상화를 위해선 피할 수 없는 조치"라면서 "이를 발판 삼아 회사를 하루빨리 안정적인 궤도에 올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