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부터 평균 4.7%↑ 고속버스ㆍ화물 운송비 인상 요구 잇따를 듯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전국 주요 고속도로 통행료가 이달 29일부터 일제히 올라 내년 운송요금의 도미노 인상이 우려된다.
국토교통부는 10일 경부ㆍ중부고속도로 등 국가 재정으로 건설된 전국 고속도로 통행료를 평균 4.7% 올리고, 천안~논산 등 5개 민자고속도로 통행료도 이달 29일 자정부터 평균 3.4% 인상한다고 밝혔다.
고속도로 통행료를 2011년 11월 평균 2.9% 인상한 후 그동안 올리지 못해 원가율에
크게 못 미치고, 물가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고속도로 통행료 인상으로 고속버스와 화물 운송 등의 비용이 상승해 향후 운송요금 인상 요구가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물가상승률이 1%대로 낮지만 고속도로 통행료에 이어 고속버스 요금, 화물 운송비용 증가는 서민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도권 고속버스 요금은 지난 2013년 3월 평균 4.3% 오른 이후 2년 9개월째 동결된 상태다. 고속버스 업계는 올해 초 인건비와 차량 유지비, 고속도로 통행료 상승 등을 이유로 정부에 평균 3.22% 인상을 건의했지만, 국토부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가가 하락해 원가가 절감됐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고, 호남KTX와의 경쟁 관계 등도 고려됐다. 또한 지난 4월부터 세법 개정으로 부가가치세 10%를 면제받게 되면서 이 또한 요금 동결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번에 고속도로 요금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내년 초 업계의 운임 인상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국토부의 이번 통행료 인상안은 요금산정 방식에서 기본요금(900원)은 그대로 두고, 41.4원인 1㎞당 주행요금(1종 승용차 기준)을 7% 올린 44.3원으로 바꾼다는 내용이어서 장거리를 운행하는 고속버스와 화물차의 운임 인상 요구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인상안에서 재정고속도로의 경우 기본요금과 주행요금을 감안한 평균 인상률은 4.7%지만, 주행요금이 크게 오르면서 장거리 요금 증가폭이 더 크다.
실제로 경부고속도로 서울~오산(31.3km) 구간 요금은 2500원에서 2600원으로 4.0% 오르지만, 영동선 서울∼강릉(209.9㎞)은 1만100원에서 1만700원으로 5.9% 오르고, 이보다 거리가 먼 서울∼부산(394.9㎞) 구간 요금은 1만8800원에서 2만100원으로 6.9%나 인상된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이번 인상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0.0061%포인트 정도 상승하는 수준이어서 미미하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통행료 인상으로 재정고속도로의 경우 연간 1640억원, 민자고속도로는 192억원의 추가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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