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CJ헬로비전 인수에 대응책 마련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앞두고 KT가 케이블 업계에 '동등결합'을 제안했다.
그동안 법으로만 가능했던 이동통신사와 케이블방송사간 결합상품이 실제 등장할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케이블방송 업계에 자사 결합상품과 동일한 조건으로 케이블상품을 묶어서 파는 동등결합을 제안했다.
한 케이블방송 고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한다고 발표한 이후 KT가 동등결합 등 케이블방송사와의 협력 방안을 제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KT가 제안한 동등결합이란 KT의 이동전화+초고속인터넷+IPTV 상품과 동일한 조건으로 KT의 이동전화+케이블의 초고속인터넷+케이블방송을 묶는 결합상품을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동등결합은 그동안 제도적으로 보장돼 있었으나 실제로 상품이 나온 적은 없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8월 결합상품 제도개선안을 발표하면서 동등결합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지난 9월에는 '결합판매의 금지행위 세부 유형 및 심사기준 고시'를 만들기도 했다. 이 고시에는 동등결합판매에 대한 금지 행위 유형을 제공거절, 차별적인 대가와 조건으로 제공, 제공중단ㆍ제한 등으로 구체화해 케이블방송사가 이동전화가 포함된 결합상품을 동등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고시안은 현재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받고 있으며 이달중 확정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동등결합이 제도적으로 보장돼 있다 하더라도 이동통신사의 의지가 없다면 실제로 상품이 출시되거나 활성화되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케이블방송사 관계자는 "케이블방송사가 이동전화를 포함한 결합상품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마케팅할 수 있어야만 동등결합상품이 활성화될 수 있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방송이 끼워팔기 상품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러했다.
KT가 케이블방송사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인수해 내년 4월까지 SK브로드밴드와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SK텔레콤의 이동전화와 CJ헬로비전의 방송서비스간 결합상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방송 업계 고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케이블방송 산업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고 이번 인수에 대한 찬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