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은 9일 19대 마지막 정기국회를 마무리하며 여야 쟁점 법안 합의 파기, 선거구 획정 난항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 의장은 "어떻게든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회를 원만히 운영하려했던 저로서도 민망하기 짝이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정 의장은 정기국회의 마지막인 이날도 여야의 정쟁으로 속개와 정회를 반복했던 본회의를 끝내며 이같이 밝혔다.
정 의장은 "오늘 정기국회를 마치는 이 순간까지 주요 쟁점 법안이 합의되지 않았다. 지난 12월 2일 여야 원내대표는 합의하여 처리하기로 약속까지 했지만 결국은 수포로 돌아갔다"면서 "주요 쟁점 법안이 합의되지 않는 원인을 살펴보면 결국 그 근저에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장은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기보다는 윽박지르고, 반발하고, 서로 비난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결국은 정기국회를 넘기게 됐다"면서 "어떻게든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회를 원만히 운영하려 했던 저로서도 민망하기 짝이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정 의장은 '선거구 획정 난항'을 강하게 지적했다. 그는 "선거구 획정 기준조차 마련하지 못한 것 역시 심각한 일"이라며 "어떤 경우가 있어도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15일까지는 선거구 획정을 마무리해야 함을 의장으로서 분명히 말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의장은 19대 마지막 정기국회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국민의 '정치 불신'을 우려했다.
정 의장은 "19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였다. 지난 100일 숨 가쁘게 달려왔다"면서 "예산을 작년에 이어 법정 시한까지 무사히 처리했고, 상당수의 법안도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오늘 우리의 마음은 가볍지 않다"면서 "국민의 정치와 국회에 대한 불신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의장은 '등원 당시의 초심을 유지했는지', '나라에 의미 있는 기여를 했는지', '표만 생각하는 정치를 한 건 아닌지', '지역구 관리로 인한 의정활동에 소홀했는지' '국회의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는지', '공감의 정치를 했는지', '경제 숨통을 틔우고 국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법안을 발의 했는지' 등 국회 운영 전반에 관한 7가지 질문을 의원들에게 던졌다.
이와 관련, 정 의장은 "스스로 던져보는 이런 질문들에 긍정적인 답을 내리기가 힘들다면 거기서 바로 지금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의 이유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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