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65억달러(약 7조5000억원) 규모의 경제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이날 수도 프리토리아 집무실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양국이 교역과 투자를 증진하는데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데 공감했고 65억달러 규모의 경제협력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 관계는 현재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65억달러 규모 경협에는 남아공 국유 철도기업이 중국으로부터 기관차와 관련 장비들을 수입하는데 필요한 25억달러의 자금을 중국 금융기관에서 지원 받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는 별도로 시 주석의 남아공 방문 직전 양국 기업들은 철강, 에너지, 제약 분야에서 9억3000만달러의 투자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동안 아프리카산 원자재를 확보하는데 집중해온 중국이 최근 경제성장 둔화로 원자재 수요가 줄자 각 산업 분야에서 경협을 맺고 현지 인프라 시설 확충을 위한 차관 제공을 하는 방식으로 아프리카 공략 방식을 전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프리카의 중국 경제 의존도는 높다. 지난해 중국과 아프리카의 무역 규모는 2220억달러로 미국·아프리카 무역액의 3배다. 그러나 최근 경제 성장 둔화를 겪고 있는 중국의 아프리카산 원유, 철광석 수요가 주춤해지자 아프리카 경제도 심각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대(對) 아프리카 투자액도 전년 동기대비 40%나 급감한 상황이다.
한편 시 주석은 지난달 30일 파리 기후변화 회의 참석후 아프리카 대륙 남단의 짐바브웨와 남아공을 순방 중이다. 시 주석은 앞서 방문한 짐바브웨에서 91세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직접 공항에 나와 영접하는 환대를 받았다. 짐바브웨에서는 중국 기업이 현지에 세운 화력발전소를 10억달러를 들여 확충하는 프로젝트를 포함해 항공, 통신 등 여러 분야에서 10여개 경협을 체결했다. 시 주석은 남아공에서 5일까지 머무를 예정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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