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체결국서 돼지고기·유제품 수입 늘어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으로부터 수입한 농축산물 가운데 돼지고기와 유제품의 수입이 크게 늘었다.

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FTA 체결국 농축산물 수출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들어 FTA 체결국으로부터 돼지고기 수입량이 일제히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1∼9월을 기준으로 국가별 돼지고기 수입량을 살펴보면 유럽연합(EU)이 지난해 13만5000t에서 올해 19만3000t으로 43.2% 늘었다. 미국은 12만t으로 지난해 9만4000t 보다 27.8% 증가했다. 캐나다와 칠레도 각각 3만7000t, 2만4000t으로 지난해보다 29.5%, 26.3% 늘었다.

연구원은 국내 돼지고기 가격 상승과 수입단가 하락이 맞물려 돼지고기 수입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국내 돼지고기 가격은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와 유사하게 올해 한우 가격이 구제역이 있었던 2010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비쌌던 여파로 호주산 쇠고기 수입량도 13만2000t에서 14만4000t으로 9% 늘었다.

다만 미국산 쇠고기는 수입 단가 상승 등으로 수입량이 8만7000t에서 8만6000t으로 2% 감소했다.

치즈와 탈지분유 등을 포함한 유제품도 수입 규모가 커졌다. EU로부터 수입한 유제품은 1만1000t에서 2만5000t으로 2배 넘게 늘었고, 호주 유제품 수입량도 6100t에서 7400t로 21.3% 증가했다.

국내에서 치즈 등 유제품 수요가 급증하는데 수입 단가가 낮아진 영향이다.

올해 들어 ㎏당 치즈 수입단가는 5.14달러에서 4.6달러로 10.5% 하락하고, 탈지분유 수입단가는 4.5달러에서 2.77달러로 38.5% 낮아졌다.

한국 원유(原乳) 가격은 세계적으로 비싼 편으로 지난해 말 기준 ℓ당 1천88원이다. 반면 호주와 EU는 각각 한국의 반값 수준인 502원, 584원이다. 뉴질랜드 원유 가격은 ℓ당 316원으로 더 싸다.

특히 이번에 국회에서 비준동의안이 통과된 한-뉴질랜드 FTA가 발효되면 국내 유제품 수입의 약 30%를 차지하는 뉴질랜드산 유제품 수입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올해 1∼9월 전체 FTA 체결국으로부터 농축산물 수입액은 49억5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160억8000만달러 보다 11.9%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