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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돈이다]다시 '강남불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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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나는 강남 아파트. 모두들 잘 살기 위해 아등바등해가며 살잖아. 그런데 잘 산다는 기준이 뭐냔 말이지. 눈으로 보이고 확인할 수 있어야 되는거 아니겠어. 그게 바로 나야. 강남 아파트를 가졌다는 건 대한민국에서 곧 경제적인 ‘성공’을 의미하는거야. 물론 숱한 서민들한테는 좀 미안하지. 내 몸값이 워낙 비싸야 말이지. 10억원은 가져야 겨우 소형 하나 가질 수 있을테니.


나를 갖는 건 더 잘 살 기회를 잡는 것이기도 해. ‘자고 일어나면 오르더라’는 말 알지? 예전엔 정말 굉장했었다구. 1년만에 20%씩 몸값이 뛰기도 했으니까.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나도 몸을 움츠리긴 했었지. 하지만 요즘엔 ‘강남불패’라는 옛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어. 고분양가라고 말들이 많지만 내놨다 하면 서로 못 가져서 안달이니 부르는 게 값이 된 셈이지 뭐야. 나는 더욱 특별한 몸이 돼 가고 있단 말이지.

[나는 돈이다]다시 '강남불패' 반포래미안아이파크 견본주택 모습. 금요일인 지난달 20일 문을 연 이후 주말동안 1만5000여명의 방문객이 찾았으며 청약 때는 12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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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0만원. 지난달 분양한 서울 서초구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의 3.3㎡당 가격이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 각 타입별 가격을 보자. 전용면적 49㎡가 9억6000만~9억7000만원 수준이며 가장 물량이 많은 84㎡는 13억~15억원대다. 130㎡는 23억원, 150㎡는 26억원대에 이른다.


사상 최고 수준의 분양가에 얼마나 수요가 붙을 지가 관심사였는데, 240가구 모집에 3000명가량이 청약을 신청해 평균 12대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이 단지에 앞서 지난 10~11월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분양된 5개 아파트 단지의 청약 성적을 종합해 보면, 다자녀와 노부모 부양 등 특별공급 물량을 제외하고 모두 1636가구를 모집했는데 5만5695명이 몰려 평균 3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단지는 서초 우성2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서초에스티지S로 110가구 모집에 6191명이 청약 접수해 무려 5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삼성동센트럴아이파크의 경우 81가구를 일반분양했는데 2557명이 몰려 31대1을 기록했다.


올해 분양시장의 최대어로 불리는 송파 헬리오시티 역시 지난달 1216가구의 대규모 물량을 공급했는데도 4만1900여명이나 청약에 나서면서 3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0월에 분양했던 반포센트럴푸르지오써밋과 청담 린든그로브가 각각 21대1, 25대1의 경쟁률을 보인 것을 감안하면 갈수록 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셈이다. 면적형별로 최고 경쟁률은 송파 헬리오시티에서 나왔는데 무려 334대1이었다.


다른 지역에서 후순위까지 넘어가 겨우 모집 가구를 채우거나 일부 미달이 발생하는 것과 비교하면 강남 아파트 수요는 그만큼 탄탄한 셈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조사를 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는 지난해 말 18만2000명으로 전년 16만7000명에 비해 8.7%나 크게 늘었다. 이 한국 부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은 406조원으로 1인당 평균 22억3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 사는 부자가 8만2000명으로 가장 많고 그 중 37%인 3만명가량이 강남3구에 있다.


부동산을 제외한 보유자산만으로도 강남의 고가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그동안 강남에서 새 아파트 공급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낡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옮겨가려는 수요가 다수"라며 "강남 주민들의 한 세대가 지나면서 그 자녀들이 다시 강남에서 집을 사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가격이 얼마나 오르느냐도 관심이지만 그냥 강남 떠나지 않고 안정적으로 살기 편한 곳을 찾는 성향이 더 강하다. 최근 나오는 아파트 공급량을 흡수할 정도의 수요는 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강남 아파트는 부자들에게 오랫동안 검증된 안전 자산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부동산 광풍이 불던 2005년 서울 아파트값이 6.3%가량 오르는동안 강남구는 15.1%, 서초구는 19.3%나 상승했다.


이듬해에는 한 술 더 떠 강남·서초구 아파트값이 23~24% 치솟았다. 4억원짜리 아파트만 샀다고해도 1년만에 1억원을 번 셈이다. 2000년대 말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가격이 떨어지기는 했으나 폭이 크지 않았고 올 들어 강남구 5.9%, 서초구 4.4%씩 상승하면서 벌충하는 추세다. ‘강남 불패’ 신화가 다시금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향후 공급이 크게 늘어나면 지금처럼 수요가 떠받쳐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줄줄이 재건축에 들어가는 개포 지역에서만 2만가구가량의 물량이 쏟아지고 반포에서도 1만가구 가량이 공급될 전망이다. 압구정에서는 구현대, 신현대, 한양이, 대치동과 도곡동에서는 은마, 우성, 선경, 미도, 쌍용, 현대 등이 재건축 대상 단지들이다. 재건축이 대거 추진되고 입주 시기가 몰리면 시장이 감당하기 어렵다.


안명숙 센터장은 “아무리 강남 수요가 많다고는 해도 개포와 둔촌 등 지역에서 대단지 분양이 이뤄지면 일시적인 가격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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