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코스피가 6거래일만에 1990선으로 내려왔다. 자산운용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폭락에 따른 일시적인 수급 불안으로 펀더멘털에는 변화가 없는 만큼 우려할 수준은 아니란 분석이다.
30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7.02포인트(1.82%) 하락한 1991.97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3일 2000선 탈환 후 6거래일만에 2000선 밑으로 내려온 것이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부사장)는 "지난주 중국 증시 하락 여파로 외국인이 이날 국내 증시에서 매도우위를 나타내면서 증시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 지수 조정으로 한국 비중이 줄어들게 되면서 외국인이 기계적 매도에 나선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시간을 두고 증시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음날로 예정된 MSCI 신흥국 지수 한국 비중 축소를 앞두고 MSCI 지수를 추종하는 외국인 펀드 자금이 유출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MSCI 신흥국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자금은 최소 50조원인데 한국 비중이 0.5%포인트 줄어들면 이론적으로 2400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게 된다. 한국과 중국의 증시 동조화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지난 27일 중국 증시가 하룻새 5.48% 급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근 단기 급등에 대한 피로감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코스피 지수가 단기간에 상승한 만큼 제 자리로 돌아간 것"이라며 "지난주 중국 증시 급락과 다음달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불을 당겼을 뿐"이라고 말했다. 중국 증시 하락 등 외부 요인이 단기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코스피를 하락시킨 것으로 사실상 '울고 싶은데 뺨을 때린 격'이란 설명이다.
다만 국내 증시 펀더멘털에는 이상이 없는 만큼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란 분석도 나온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CIO(부사장)는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을 모두 팔아치우며 국내 증시가 하락했는데 지난주 중국 증시 급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국내 증시 펀더멘털에는 이상이 없는 만큼 오히려 적극적인 매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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