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삼성물산 대대적인 조직개편, 미래전략실은 큰 변화 없어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은별 기자] 삼성그룹이 사상 최대 사업재편에도 불구하고 주력 계열사들의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해 고민이다. 대대적인 쇄신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냉담하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고민은 인사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인사 혁신을 통해 변화를 주는 한편, 미래전략실 등의 조직은 그대로 유지해 조직내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삼성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정기인사를 앞두고 최대 고민스러운 것은 주력 계열사의 주가였다. 올 한해 계열사간 합병, 비주력 계열사의 매각,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을 통해 주요 계열사 위주로 핵심 사업을 강화하는 강도높은 사업재편 작업을 벌였지만 주력 계열사의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한 고위 관계자는 30일 "올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사업재편 작업을 벌였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어 고민스러운 상황"이라며 "주가가 회사의 현 가치보다 미래 가치를 더 우선한다고 볼 때 진행중인 사업재편이 주주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함께 3년간 11조원에 이르는 자사주를 소각키로 한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3월 19일 연중 최고가인 151만원을 기록한 뒤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8월 중순에는 100만원선까지 하락했다. 10월들어 자사주 매입 소식이 전해진 뒤 138만원까지 상승했지만 최근 다시 130만원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제일모직과 합병한 삼성물산 역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중이지만 주가는 내리막길이다. 삼성물산의 주가는 합병전이던 5월 27일 연중 최고가인 21만5500원을 기록했지만 합병 직후인 7월부터 주가가 급격하게 하락했다. 8월 중순에는 13만원까지 하락한뒤 현재 14만원대를 기록중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통상 구조조정은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지만 두 회사의 주가는 거꾸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두 회사를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의 사업재편이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보다는 비대해진 덩치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주가 상승을 견인하기는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오는 1일 '2015 삼성그룹 정기 인사'에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 주력 계열사에 대대적인 인사 혁신을 단행할 계획이다.
올해 인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전체에 위기가 닥친 만큼 회장 승진 보다 그룹 경영 정상화가 더 중요하다고 보고 변화보다는 안정을 찾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래전략실 역시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도 유임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전략실 조직 역시 큰 변화가 없다. 다만 금융계열사가 사옥 이전을 통해 태평로에서 서초사옥으로 옮겨오면서 금융일류화팀이 미래전략실 조직내로 다시 흡수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유지되는 3인 각자 대표에서 세트사업을 하나로 통합해 사물인터넷(IoT)과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은 최치훈 사장(구 삼성물산 건설부문), 김신 사장(구 삼성물산 상사부문), 윤주화 사장(구 제일모직 패션부문), 김봉영(구 제일모직 리조트ㆍ건설부문) 등 4인의 각자 대표이사 중 어느 부문의 대표이사직이 사라질지, 누가 방향타를 잡을지가 관건이다.
승진 규모는 역대 최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인사 직후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팀, 그룹의 수를 큰 폭으로 줄일 예정이다. 이렇게 될경우 팀장과 그룹장을 맡고 있는 임원들의 자리가 줄어드는 만큼 감원이 본격화 된다.
삼성전자의 현 미등기 임원수는 약 1200명으로 이번 인사가 끝나면 1000명 이내로 줄어들 전망이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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