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대표(사진)가 30일 야권의 심장인 광주(光州)를 찾는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제안한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를 거부하고 '혁신전당대회' 개최를 역제안한 지 하루 만에 호남 끌어안기에 나서는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을 찾아 지역 노인들과 간담회를 여는 것으로 1박2일 현지 일정을 시작했다. 이후 광주 지역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열어 현지 민심을 듣는다.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이 주최하는 혁신토론회에도 참석한다.
안 전 대표는 또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광주 지역 택시기사들과 한 시간여 동안 만난다. 지역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젊을 CEO들과 포장마차에서 술을 한잔 하며 대화하는 시간도 갖는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우리 당이 거듭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내놓은 혁신 전대 제안의 배경에 대해 다시 한 번 설명할 것"이라며 "당 위기 극복을 위한 호남의 역할과 함께 혁신을 통한 야당 정치의 전면적 쇄신과 교체에 대한 강도 높은 메시지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안 전 대표의 광주 방문 시점과 내용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안 전 대표가 제안한 혁신전대가 문 대표의 사퇴를 전제로 하는 점과 혁신전대 이후 천정배 신당 등 야권 통합을 주장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호남 민심이 문 대표에게 등을 돌린 빈틈을 노리고 있어서다.
새정치연합 한 관계자는 "야권에서 대선으로 가려면 호남 민심 없인 힘들다는 점을 노린 것"이라며 "유력 대선 주자가 없는 호남의 대안이 되기 위한 행보"라고 말했다. 이어 "안 전 대표가 그 동안 당내 지지기반이 없어 고전했지만, 호남 민심을 얻는 다면 수도권 확장성까지 더해져 파급력은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1박2일 일정을 보면 광주 출마를 준비하는 후보자만큼 공 들인 흔적이 보인다"면서 "문 대표에게 등 돌린 광주 민심을 잡아 재기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문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의 혁신안조차 거부하면서 혁신을 말하는 것은 혁신의 진정성을 인정받기기 어려울 것"이라며 안 전 대표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안 전 대표는 그 동안 혁신위의 혁신안을 비판해왔다. 안 전 대표는 혁신전대가 거부당할 경우 탈당까지 시사하고 있어 야권의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전망이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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