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문·안·박 연대' 거부…'혁신전당대회' 역제안
文 "안타깝다…당내 의견 들어보고 판단하겠다"
박원순 "文·安, 다른 것 같지만 같은 입장"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당의 혁신 방안에 이어 지도체제를 두고 '핑퐁게임'을 거듭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29일 문 대표가 제안한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체제' 구성을 거부했다. 안 전 대표는 대신 자신과 문 대표 등 당내 유력 주자들이 나서는 '혁신전당대회' 개최를 역제안했다. 이를 통해 구성된 새 지도부는 야권에 난립하고 있는 신당과 통합을 추진, 정부·여당에 맞설 '통합적 국민저항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 대표의 제안은 깊은 고뇌의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문·안·박 연대'만으로는 우리 당의 활로를 여는데 충분하지 않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어 "당의 화합과 당 밖의 통합이 이뤄질 지도 미지수"라면서 "등 돌린 지지자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더 담대하고 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문·안·박 연대'의 대안으로 혁신전대에 이은 야권 신당과의 통합 추진을 제안했다. 그는 "문 대표와 저를 포함한 모든 분이 참여하는 혁신전당대회 개최를 제안한다"며 "혁신전대를 통해 혁신의 구체적인 내용과 정권교체의 비전을 가지고 경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로운 리더십을 세울 때만이 혁신과 통합의 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전대를 치르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안 전 대표는 "바로 직전 총선 때도 (전대가) 2012년 1월에 치러졌다"면서 "지금은 시간이 부족한 게 아니라 의지와 결단의 문제다. 전대를 한다면 내년 1월 중순까지는 치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방법만이 지금 문제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안"이라며 "문 대표도 새롭게 리더십 회복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문 대표의 '문·안·박 연대' 시도는 무산됐다. 안 전 대표가 제안한 조기전대의 경우 현 지도부의 사퇴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문 대표가 꺼려오던 방안이다. 문 대표와 안 전 대표는 전날 1시간10분여간 회동을 통해 '문·안·박 연대'와 조기전대에 대해 논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문 대표는 이에 대해 "'문·안·박 연대' 제안이 (성사) 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당내 의견을 더 들어보고, 최고위원회를 비롯해 두루 의견을 듣고 난 뒤에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안·박 연대' 제안은 개인적으로 한 게 아니라 당내서 많은 분들의 제안이 있었기 때문에 요구를 받아들여서 제안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이 또 다시 제안과 역제안을 반복하면서 새정치연합의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앞서 문 대표와 안 전 대표는 당내 혁신안을 두고도 제안과 역제안을 반복했다. 최근 야권은 천정배·박주선 의원의 신당 창당이 속도를 내고 있는 데다 '문·안·박 연대'에 불만들 표시하며 오영식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이 사퇴하는 등 혼란이 커지고 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문 대표와 안 전 대표가 당 지도체제를 두고 이견을 보이는 데 대해 "두 분의 문제 푸는 방법은 다른 것 같지만 통합과 혁신을 통해 국민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점에서 같은 입장"이라며 "두 분이 어쨌든 다른 방법을 절박하게 논의하고 결정하는 과정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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