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경기연구원의 내년 예산 130억원이 전액 삭감될 위기에 처했다. 임해규 원장 등 경기연구원 주요 간부들이 경기도의회 상임위 예산심의에 전원 불참했기 때문이다. 도의회 상임위는 '괘씸죄'를 적용, 경기연구원의 내년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27일 경기연구원에 대한 2016년도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세입ㆍ세출 예산안을 심의했다. 그러나 이날 임해규 경기연구원장 등 연구원 간부들은 심의 중 자리를 비웠다. 경기연구원 간부들은 기재위가 이날 자정을 넘겨 다음날 새벽 1시10분께 130억원의 내년 예산을 전액 삭감할 때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도의회 배수문(새정치민주연합ㆍ과천) 기재위원장은 "도의회 개원 이래 이런 일은 없었다"며 "예산안 처리를 요청한 집행부가 아무런 사전 설명과 동의 없이 자리를 비울 수 있다는 게 가능한 일이냐"고 반문했다. 배 의원은 특히 "국회의원 출신인 (임해규)원장의 행동이어서 더욱 납득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재준(새정치민주연합ㆍ고양2) 의원은 "경기연구원 간부들의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 무책임의 극치"라며 "원장 부재 때는 부원장, 본부장, 처장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모두 자리를 비웠다. 간부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기연구원 관계자는 "예결소위가 마무리된 후 경기연구원으로 돌아가 대기하던 중이었다"고 해명했다.
경기연구원은 그동안 방만경영, 연구의 중립성 훼손 등 논란의 중심에 서왔다.
경기연구원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최근 3년간 7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고도 직원 1인당 평균 4309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방만경경 논란에 휩싸였다.
또 상급기관인 경기도로부터 의뢰받은 연구과제 중 80%만 홈페이지에 싣고, 20%가량은 게재하지 않아 경기연구원이 도 눈치를 과도하게 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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